APCC·KAIST, 47년간 동아시아 여름 전선 분석
9월 중하순 전선 중심축, 과거 대비 213km 북상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늦더위와 집중호우가 이어지는 원인 중 하나로 기후변화에 따른 여름철 전선의 북상이 지목됐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기후센터(APCC)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공동 연구진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npj 기후 및 대기과학’을 통해 발표했다.
전선은 성질이 다른 공기 덩어리가 만나는 경계다.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유입되면 강한 비구름이 발달한다. 전선 주변의 높은 습도는 땀의 증발을 방해해 체감 더위도 높인다.
통상 여름철 한반도 부근까지 올라온 전선은 9월이면 남쪽으로 물러난다. 하지만 최근에는 늦여름까지 북쪽에 머무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연구진이 1979년부터 2025년까지 47년간의 기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20년간(2006~2025년)의 장마철 비구름 전선은 과거(1979~1998년)보다 위도 약 1.32도(약 146㎞)만큼 북상한 것으로 확인됐다.
9월 중하순의 경우 최근 전선 중심축이 과거보다 위도 약 1.92도(약 213㎞) 북상하면서 장마철보다 훨씬 큰 변화 폭을 보였다. 서울에서 대구까지의 직선거리 수준으로 비구름의 주된 길목이 북상했다.
올해도 늦더위는 지속됐다. 기상청이 발표한 ‘2026년 9월 기후특성’에 따르면 올해 9월 전국 평균 기온은 21.7도로 평년보다 1.2도 높았다. 9월 기온은 2020년대 들어 6년 연속 평년보다 높게 나타났다.
대기·해양 환경 변화, 늦여름 전선 북상에 영향
연구진은 기후변화에 따른 대기·해양 환경 변화가 늦여름 전선의 북상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한반도 주변에서 일본 동쪽에 이르는 해역의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고 수증기 수송이 증가한 데다, 고기압성 순환이 강화되고 상층 제트기류가 약해지는 등 대기 흐름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이에 따라 실제로 사람들이 느끼는 더위의 정도는 더욱 커졌다. 연구진은 기온뿐 아니라 습도와 복사열 등을 반영해 사람이 실제로 느끼는 더위의 부담을 나타내는 습구흑구온도(WBGT)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늦여름 전선이 북쪽에 있는 해는 강수와 습구흑구온도(WBGT)가 동시에 기준값을 넘는 날의 비율이 그렇지 않은 해보다 최대 19배 높았다.
WBGT는 기온, 습도, 태양 복사열, 바람 등을 모두 반영해 사람의 몸이 실제로 받는 더위 부담을 수치화한 지표다. 강수와 WBGT가 모두 기준값을 넘는 날이 많은 것은 집중호우와 더위가 동시에 나타날 위험이 크다. 기온이 같아도 습도가 높으면 땀이 마르지 않아 열 스트레스가 급격히 커진다.
문수연 아태기후센터 박사는 “이번 연구는 최근 9월에도 이례적인 늦더위와 호우가 빈번해지는 원인을 대기 중 전선의 위치 변화를 통해 규명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기후변화로 여름철 재해가 늦게까지 이어지고 있는 만큼 폭염과 집중호우를 함께 대비하는 통합 방재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newd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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