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가속기 핵심 메모리 3사에 생산 집중
수요 급증에 생산능력 확대 속도 불확실
TSMC 의존도 높아 공급망 차질 가능성
상반기 컴퓨팅 비용 283% 급증 부담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인공지능(AI) 챗봇 ‘클로드’ 개발사 앤트로픽이 기업공개(IPO)를 위한 상장신청서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등 메모리 반도체 3사의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이 AI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가능성을 주요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첨단 반도체 생산이 대만 TSMC에 집중된 점도 AI 사업 확대를 제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6일(현지시간) 앤트로픽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증권신고서(S-1)에 따르면 회사는 AI 모델 개발과 서비스 운영에 필요한 컴퓨팅 자원 확보 과정에서 반도체와 전력, 데이터센터 등 여러 분야의 공급 병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AI 가속기의 핵심 부품인 HBM과 기타 고성능 메모리 대부분을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마이크론이 생산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앤트로픽은 이들 기업이 급증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지만, 공급 증가 속도가 수요를 충족할 만큼 빠를지는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대형 고객사나 경쟁사가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하거나 반도체 제조사의 생산능력 대부분을 선점할 경우 공급 부족 위험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제조사가 생산 물량 배정이나 사업 전략을 변경하는 것 역시 필요한 반도체를 제때 확보하는 데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첨단 반도체 위탁생산이 TSMC에 집중된 점도 위험 요인으로 꼽혔다. 앤트로픽은 지정학적 긴장이나 지진·태풍 등 자연재해가 발생할 경우 반도체 공급망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등 대만 이외 지역에서 첨단 반도체 생산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있지만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단기간에 TSMC 의존도를 낮추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실제 TSMC가 수요를 모두 충족하지 못하면서 앤트로픽이 필요한 반도체를 적기에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사례도 있었다고 밝혔다.
AI 인프라 비용도 빠르게 늘고 있다. 앤트로픽의 올해 상반기 컴퓨팅·인프라 비용은 89억4500만달러(약 11조90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23억3400만달러보다 283% 증가했다. AI 모델 개발과 서비스 이용량이 늘어나는 가운데 컴퓨팅 자원 확보 비용까지 상승한 영향이다.
경쟁사들의 공급망 수직계열화도 부담으로 지목됐다. 앤트로픽은 주요 AI 기업들이 반도체 설계·생산과 데이터센터 운영에 직접 뛰어들거나 하드웨어 제조사와 독점 계약을 체결할 경우 경쟁사들이 더 낮은 비용으로 대규모 컴퓨팅 자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번 위험 요인 공개는 앤트로픽이 기업가치 최대 2조달러(약 2700조원)를 목표로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는 가운데 나왔다. AI 산업의 가파른 성장세에도 핵심 반도체의 공급 부족과 생산시설 집중 문제가 향후 사업 확대를 좌우할 주요 변수로 떠오른 셈이다.
sj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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