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금융회사 민원·분쟁업무 모범관행’ 설명회

점검 77개사 민원인력 2.1%…변호사 배치 4곳뿐

28일 열린 ‘금융회사 민원·분쟁업무 모범관행’ 설명회에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28일 열린 ‘금융회사 민원·분쟁업무 모범관행’ 설명회에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헤럴드경제=정호원 기자]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28일 “그간 금융권에서는 민원·분쟁 처리 및 예방체계 구축을 필수적인 기반시설로서의 투자가 아닌 비용으로 인식함에 따라 충분한 인력·조직 및 상담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에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열린 ‘금융회사 민원·분쟁업무 모범관행 설명회’ 모두발언에서 이같이 말했다. 설명회에는 은행·증권·보험·여전·저축은행·지주 등 150개사 소비자보호최고책임자(CCO)와 인사·조직 담당 임원, 업권별 협회 관계자 등 약 300명이 참석했다.

이 원장은 “최근 금융상품도 고도화됨에 따라 금융소비자가 겪는 다양한 피해와 불편사항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며 “이러한 피해를 충분히 경청하고 해결하는 것은 금융에 대한 신뢰도 제고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민원을 국민의 뜻이 담긴 ‘보물창고’로 여기며 적극적인 경청과 해결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 원장은 금융회사가 해결할 수 있는 민원이 금감원으로 몰리는 현상을 문제로 꼽았다. 그는 “상당수 민원·분쟁들이 금융회사에서 직접 해결될 수 있음에도 콜센터 등을 통한 민원 상담의 접근성 부족으로 인해 금감원으로 접수되고 있다”며 “이로 인해 금융당국은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한 소비자의 구제요청에 대해 적시대응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금감원 접수 민원 가운데 74.8%가 자율조정 대상(58.3%)이거나 직원 불친절·단순문의(16.5%)였다. 올해 상반기 금감원의 민원·분쟁 처리건수는 7만8462건으로 전년 동기(5만9463건)보다 32.0% 늘었다.

이 원장은 이날 세 가지를 당부했다. 첫째는 민원·상담 접근성 제고다. 그는 “소비자가 콜센터 연결을 위해 장시간 기다리지 않도록 대기시간을 점검해 콜센터 수용능력을 충분히 확보하고, 대면·온라인 민원신청 절차가 까다롭게 이뤄져 있지 않은지 꼼꼼하게 살펴 개선해 달라”고 했다.

둘째로 자체 민원·분쟁 처리역량 강화를 주문했다. 전문성을 갖춘 인력을 소비자 수요에 맞게 배치하고, 소비자보호 부문의 독립성을 충분히 확보해 공정한 민원 처리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로는 소비자 중심 문화 정착을 요청했다. 이 원장은 “임직원 KPI에도 민원·분쟁 지표를 실질적으로 반영함으로써 금융회사 경영진의 ‘고객 최우선’ 다짐이 조직 전반의 소비자보호 문화로 온전히 정착되도록 노력해 달라”고 했다.

금감원이 지난해말 금융회사 77곳을 점검한 결과 민원처리 인력은 전체 임직원의 2.1%였고, 55세 이상을 제외하면 0.7%에 그쳤다. 민원·분쟁 담당부서에 변호사를 둔 곳은 4곳(5.2%), 대표이사 KPI에 민원·분쟁 지표를 반영한 곳은 40곳(51.9%)이었다.

이에 금감원은 업계와 함께 마련한 모범관행에 ▷CCO의 민원처리 의사결정권 보유 ▷변호사·손해사정사 등 전문인력 배치 ▷콜센터 통화대기 목표시간(최대 5분 이내 등) 설정 ▷홈페이지·앱 첫 화면 민원창구 배치 ▷CEO·임원 KPI에 민원 지표 실효성 있게 반영 ▷금융민원 발생 건수 및 콜센터 운영 현황·민원 담당인력 등 공시 내용 확대 등을 담았다.

이 원장은 “소비자보호 최일선에서 뛰는 민원·분쟁 담당자들이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든든히 뒷받침해 달라”며 “금감원과 금융회사가 함께 소비자의 마음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w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