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이스라엘 총선 중 야권 내 베냐민 네타냐후 정권을 축출할 수 있는 ‘역사적’ 기회를 놓치게 됐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으로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간) 개표율 86% 기준 네타냐후 총리의 리쿠드당이 이끄는 여권 연합이 의회(크네세트) 120석 중 53석, 가디 아이젠코트 전 총참모장이 주도하는 야샤르당 중심의 유대계 야당 진영은 48석을 차지했다.
나머지 19석은 이스라엘 시민권을 가진 아랍계의 높은 투표율에 힘입어 2개 아랍계 정당이 차지할 것으로 집계됐다. 유대계 야권이 이들과 연대하면 67석을 확보, 과반(61석)을 차지할 수 있지만 주요 시온주의 정당 지도자가 이를 일축하며 정권 교체가 이어질 수 있을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다만, 여권 연합 또한 지난 2022년 선거와 견줘 10석가량을 잃으며 단독 과반 확보에 실패했다.
FT는 “네타냐후 총리를 축출한 역사적 기회를 기대하며 투표소로 향한, 오랫동안 그를 반대한 이들에게 참담한 타격”이라고 짚었다.
싱크탱크 랜드연구소의 시라 에프론 연구원은 FT에 “야당은 이번에 승리할 수 있는 최고 여건과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네타냐후 정권의 안보 실패에 대한 대중적 분노와 함께 투표를 위해 귀국한 수만명 재외국민, 결집한 표심 등 야권에 유리한 환경이 꾸려졌는데도 승리로 연결짓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이번 결과는 이스라엘 역사상 최악의 안보 참사로도 거론되는 지난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침공 이후 치러진 선거라는 점에서 야권에 더 큰 ‘쇼크’를 안기고 있다.
야권 내부에선 야권 지도부가 네타냐후 총리에 맞설 단일 대권 주자를 내세우지 못하고 “네타냐후는 안 된다”는 식의 산만한 메시지에 의존한 탓에 패했다는 자성론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네타냐후 총리는 완벽하게 승리하지는 못했지만 최악의 실각 위기는 넘기게 된 모습이다. 최종 개표와 다음 주 대통령과의 연정 협의에 앞서 이스라엘 정국의 불확실성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리쿠르당, ‘부정선거’ 언급
한편 리쿠르당은 이번 총선에서 캐스팅보트를 쥔 아랍계 정당을 향해 부정선거를 주장하고 나섰다.
아랍계 정당의 정당성을 공격, 반(反)네타냐후 진영의 연립정부 구성 가능성을 견제하는 동시에, 향후 총선 결과에 불복할 여지도 남긴 것으로 분석된다.
AFP통신에 따르면 리쿠르당은 이날 성명에서 “이번 선거는 테러리즘과 유대 국가의 말살을 지지하는 아랍계 정당들에 의해 도둑 맞았다”고 주장했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리쿠르당은 아랍계 정당이 “부패, 협박, 폭력, 거짓말, 금지된 소프트웨어 사용 등 수단을 동원했다”며 관련 증언 및 증거를 당국에 제출하고 있다고도 했다.
구체적으로 리쿠드당은 아랍계 정당 라암당의 투표용지와 현금이 들어있는 수천개 봉투가 투표 현장에서 발견됐고, 투표소 관계자들에 대한 협박과 폭력 등도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아랍계 정당인 라암당의 만수르 아바스 대표는 네타냐후 총리가 “거짓말, 선동을 일삼고 있다”며 그가 우파 유권자 결집을 위해 라암당을 이용하고 있다고 받아쳤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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