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I, 우르솔산 투여 생쥐서 학습·기억 능력 개선
- 뇌 염증·산화 손상 줄이고 신경세포 연결구조 보호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사과 껍질과 약초 잎에 들어 있는 천연물질이 뇌 염증을 줄이고 기억력 저하를 막는 데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뇌 신경세포의 손상을 억제하고 기억 형성에 중요한 신경세포 간 연결 기능까지 회복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은 오창바이오·환경연구소 권희석·최가영 박사 연구팀이 천연물질 ‘우르솔산’의 뇌 염증 억제 및 기억력 개선 효과를 동물실험을 통해 확인했다고 29일 밝혔다.
우르솔산은 사과 껍질과 각종 약초에 함유된 천연물질로 항염증·항산화 효과가 알려져 있다. 하지만 뇌 염증으로 손상된 신경세포의 구조와 기능을 실제로 보호할 수 있는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뇌 염증은 알츠하이머병 등 퇴행성 뇌질환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뇌 면역세포가 과도하게 활성화되면 염증 반응이 커지고 활성산소가 증가하면서 신경세포가 손상된다. 이 과정에서 학습과 기억을 담당하는 뇌 기능도 떨어질 수 있다.
연구팀은 뇌 염증과 인지기능 저하를 유도한 생쥐에게 우르솔산을 투여하고 행동 변화와 뇌 조직을 분석했다.
그 결과 우르솔산을 투여한 생쥐는 특정 위치를 기억하거나 새로운 물체와 익숙한 물체를 구별하는 능력이 개선됐다.
기억 형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뇌 부위인 해마에서도 뚜렷한 변화가 나타났다. 뇌 면역세포인 미세아교세포의 과도한 활성화가 억제되고 염증물질과 산화 손상이 감소했다.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항산화 효소의 활성도 회복됐다.
특히 신경세포끼리 정보를 주고받는 연결 부위인 ‘시냅스’의 기능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냅스의 신호 전달 강화 기능은 학습과 기억이 형성되는 핵심 원리다.
연구팀은 KBSI의 첨단 투과전자현미경과 3차원 입체 분석 기술을 활용해 신경세포 내부의 미세구조 변화도 확인했다.
우르솔산을 투여한 생쥐에서는 시냅스 구조가 잘 보존됐고, 세포의 에너지 생산을 담당하는 미토콘드리아가 비정상적으로 잘게 쪼개지거나 구슬처럼 연결되는 현상도 줄었다.
이는 우르솔산이 단순히 뇌 염증을 억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신경세포의 구조와 기능을 함께 보호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다.
다만 이번 연구는 동물실험 단계로, 사람에게도 동일한 효과가 나타나는지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최가영 박사는 “우르솔산이 뇌 염증 상태에서 신경세포의 구조와 기능을 보호하는 종합적인 작용 원리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권희석 박사는 “첨단 전자현미경을 활용해 미토콘드리아의 입체적인 연결 구조와 형태 변화를 직접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천연물·약리 분야 국제학술지 ‘파이토메디신(Phytomedicine)’ 9월 8일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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