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A 부상 우려…복싱 대결은 가능”
“화이트는 자기 말 지키지 않는 사람”
[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 2000년대 격투기 최강의 자리에 섰던 ‘마지막 황제’ 표도르 예멜리야넨코(50·러시아)가 프랜시스 응가누(40·카메룬)와의 복싱 대결에 관심을 드러냈다. 한때 세계 헤비급 최강자로 군림했던 두 선수의 맞대결 가능성을 언급하는 한편, 데이나 화이트 UFC 최고경영자에게는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미국 MMA 전문매체 MMA파이팅은 30일 표도르가 러시아 매체 우샤타이카와의 인터뷰에서 응가누와의 복싱 대결을 희망했다고 보도했다.
표도르는 자신이 가장 싸워보고 싶은 상대를 묻는 질문에 응가누를 지목했다. 현재 안고 있는 부상 때문에 종합격투기(MMA) 복귀는 어렵지만 복싱 경기라면 가능성을 열어둘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응가누 측과 실제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루머는 부인했다.
표도르는 응가누의 복싱 실력도 평가했다. 강력한 체격과 펀치력, 빠른 손을 장점으로 꼽으면서도 공격 패턴은 비교적 단순해 자신이 파해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자신의 손 스피드 역시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며 해 볼 만한 대결이 될 것이라고 봤다.
표도르는 2000년대 당시 UFC보다 더 수준이 높았던 일본의 프라이드FC의 헤비급을 지배하며 세계 최강의 파이터로 명성을 떨쳤다. 2023년 2월 벨라토르 290에서 라이언 베이더에게 1라운드 TKO패한 뒤 현역에서 은퇴했다. MMA 통산 전적은 40승 7패 1무효다.
응가누 역시 UFC 헤비급 챔피언을 지낸 강자다. 2023년 UFC를 떠난 뒤 복싱으로 활동 영역을 넓혀 타이슨 퓨리, 앤서니 조슈아와 맞붙었다. 퓨리에게는 접전 끝에 판정패했고, 조슈아에게는 2라운드 KO패했다.
두 선수의 대결이 성사된다면 MMA 헤비급을 대표했던 전설들이 복싱 링에서 맞붙는 이색적인 승부가 된다. 하지 표도르의 나이와 부상 이력, 실제 협상 여부 등을 고려하면 성사 가능성을 예단하기는 어렵다.
표도르는 이번 인터뷰에서 UFC와의 오랜 악연도 다시 꺼냈다. 특히 화이트가 자신과의 계약 문제를 두고 일관되지 않은 태도를 보였다고 비판했다.
그는 UFC가 자신이 자유계약 선수일 때는 적극적으로 접근하지 않다가 다른 단체와 계약한 뒤 영입을 추진하는 일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2009년 브렛 로저스를 꺾은 뒤 스트라이크포스와 재계약했던 당시 상황도 언급했다. 이미 계약 관계가 있는 상태에서 UFC와 별도 계약을 체결했다면 법적 분쟁에 휘말려 경기를 뛰지 못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표도르는 화이트에 대해 “처음에는 나를 원한다고 했다가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더니 계약하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고 했다가, 이제는 계약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한다”며 “그는 말을 계속 바꾼다. 자기 말을 지키지 않는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표도르와 UFC의 인연은 오래전부터 격투기 팬들의 관심사였다. 프라이드가 몰락한 뒤 UFC가 표도르 영입을 추진했지만 끝내 계약은 성사되지 않았다. 화이트는 과거 브록 레스너와 표도르의 대결도 추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흥미로운 점은 표도르가 대결을 희망한 응가누 역시 UFC와 계약 문제로 갈등을 겪었다는 사실이다. 응가누는 헤비급 챔피언 신분으로 UFC를 떠났고, 이후 복싱과 다른 MMA 단체에서 활동했다.
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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