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로드맵 초안 두고 업계 의견 수렴

‘T+1 표준 운영모델’ 구축 위한 용역

외환 결제 시차 해소 등 관건

亞 주요국 동향 등 속도 조절 고심

서울 여의도 증권가의 모습. 임세준 기자
서울 여의도 증권가의 모습.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정부가 주식 결제주기를 현행 2거래일(T+2)에서 1거래일(T+1)로 앞당기는 로드맵 초안을 마련하고 다음 주부터 시장 의견 수렴에 돌입한다.

결제주기 단축은 단순히 달력상 결제일을 하루 줄이는 차원을 넘어 증시 거래시간, 청산·결제, 외환, 수탁 등 자본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글로벌 주요국의 전환 흐름과 엇박자가 날 경우, 자칫 외국인 자금 이탈이나 거래 비용 급증이라는 ‘독’이 될 수 있어 정교한 전략이 요구된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은 다음주부터 금융투자업계와 국내외 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결제주기 단축과 관련해 폭넓은 의견 수렴에 나선다.

전날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한국은행 총재,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이 참석하는 확대거시경제금융회의(F4)에서 주식 결제주기 T+1 전환 로드맵 초안이 논의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결제주기 단축 논의는 지난 2023년 물꼬를 튼 이후 꾸준히 이어져 왔다. 당시 자본시장연구원은 국내 결제주기 단축 도입과 관련한 타당성 연구용역을 실시했고, 이어 지난해 9월 거래소는 T+1 유관기관·업계 공동 워킹그룹을 발족했다.

또 거래소는 올해 4월 말 미국·영국·유럽연합(EU) 등 핵심기관 현지조사를 다녀왔고, 5월에는 거래소·예탁원·한국증권학회가 공동으로 첫 공개 토론회를 열었다. 이어 7월에는 컨설팅 용역에 착수했고, 9월에는 금융투자협회 주최로 결제주기 단축 심층 토론회가 열렸다.

특히 현재 거래소와 예탁원이 공동으로 발주해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에서 진행 중인 ‘증권시장 결제주기 단축 컨설팅 용역’ 결과 등을 바탕으로 로드맵 초안이 보다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용역의 핵심은 청산·결제 전 과정을 아우르는 ‘T+1 표준 운영모델’ 구축과 업권·시점·기능별로 즉시 활용 가능한 ‘실무 업무표준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아직 최종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지만, 북미·유럽·아시아권 추진 현황과 함께 결제대금 조기 수령에 따른 자금운용 효율성, 결제주기 차이로 인한 글로벌 펀드 내 한국 주식 편입·관리 비용 효과 등을 면밀히 따져보고 있다.

결제주기 단축은 이미 글로벌 표준으로 굳어지는 흐름이다. 미국은 2024년 5월28일부터 대부분의 증권 거래에 대해 표준 결제주기를 T+2에서 T+1로 단축했다. 캐나다와 멕시코, 아르헨티나는 미국 증시와 동시 상장된 종목이 다수 존재하는 만큼, 결제일 불일치에 따른 시스템 오류 및 차익거래 리스크를 방지하고자 미국의 시행일보다 하루 앞선 5월27일 선제적으로 시행했다.

유럽 주요국은 영국과 EU 간 공조를 통해 내년 10월 시행을 목표로 전환을 추진 중이다. 아시아권에서는 홍콩이 지난 4월, 내년 4분기 내 시행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반면 일본과 호주는 노후 결제시스템 교체 주기와 시장 파급효과 분석을 이유로 구체적인 전환 일정을 잡지 않은 채 신중론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도입 시점을 두고 고심이 깊은 상황이다. 만약 한국이 주변국과의 정합성이나 외환·수탁 인프라 준비 없이 너무 성급하게 도입하거나, 반대로 글로벌 주요국 전환 이후까지 뒤처질 경우 글로벌 펀드의 한국 주식 편입·관리 비용이 커질 수 있어서다.

이형일 부총리 역시 전날 F4 회의에서 “결제주기 단축은 결제 관련 위험을 줄이고 자금활용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과제”라면서도 “안정적인 전환을 위해서는 금융투자업계와 국내외 투자자의 준비 여건, 결제·환전 유동성 및 시스템 안정성, 아시아 주요국의 단축 추진 동향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본시장연구원이 발간한 ‘미국 결제주기 단축(T+1) 사후평가 및 주요국 대응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2024년 5월 주식 결제주기를 이틀(T+2)에서 하루(T+1)로 앞당기며 결제일 단축뿐 아니라 거래 후속 행정 처리(배정·확인·승인)의 당일 완료를 의무화하고 전산 자동화(STP)를 도입하는 구조 개혁을 단행했다.

제도 안착 결과 미국 시장 내 자금 효율성과 안정성은 크게 개선됐다. 결제가 빨라지면서 국립증권청산회사(NSCC)의 청산기금은 기존 결제환경의 직전 3개월 평균 128억달러에서 전환 후 2개월 평균 98억달러로 약 23% 감소했다.

반면, 시차가 큰 해외 투자자들에게는 새로운 비용과 운영 부담이 전가됐다. 글로벌 외환(환전) 시장이 여전히 T+2 결제 관행을 유지하고 있어, 해외 투자자들은 단축된 미국 주식 결제일을 맞추기 위해 달러를 미리 확보해 두거나 신용한도를 소진해야 하는 재무적 부담을 떠안게 됐다. 아울러 T+1이 적용되는 미국 상장 상장지수펀드(ETF)가 T+2 결제 국가의 자산을 편입할 때 결제일 불일치로 인한 자금 조달 부담이 생겼다.

한아름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사례를 반영해 국내 자산운용사와 증권사 및 수탁기관 간 메시지 표준화와 마감 시한 조정을 통한 후선처리 자동화 수준 향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또 대외 개방도가 높은 국내 시장 특성에 맞게 외환 및 증권 결제 간 시차 문제를 독립적인 정책 과제로 설정하고 환전 편의성 제고 방안을 병행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나아가 결제주기 단축 논의는 향후 블록체인 기반의 ‘실시간 결제(T+0)’로까지 진화할 전망이다. 이미 인도가 T+1에 이어 선택적 T+0 결제 운영을 병행하고 있는 가운데, 거래소와 예탁원의 이번 컨설팅 과제에도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나스닥 등이 추진 중인 블록체인 청산결제 및 T+0 결제 조사연구가 포함됐다. 나스닥은 올해 상장주식과 상장지수상품(ETP)을 토큰화 형태로 거래할 수 있도록 규정 변경을 마쳤으며, NYSE는 상장주식·ETF의 24시간 거래와 즉시결제를 지원하는 토큰화 증권 전용 플랫폼 구축을 추진 중이다.

[단독] 거래소, T+1 결제주기단축 컨설팅 ‘안진’ 내정…표준 운영모델 구축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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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한국거래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가 한국예탁결제원과 공동으로 발주한 ‘증권시장 결제주기 단축 컨설팅 용역’ 입찰에 안진과 삼일회계법인 두 곳이 참여했으며,
https://biz.heraldcorp.com/article/10819309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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