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重, AI 검사기술 최초 개발
결함 자동 분석…품질 경쟁력 확보
선박 수명 연장하고 유류비도 절감
“인력 10% 투입되는 도장작업 혁명”
[헤럴드경제(울산)=박동순 기자] 사람의 눈대중으로 검사하던 선박 도장 분야에서도 인공지능(AI) 기술 적용을 눈앞에 두고 있어 부식에 더욱 강하고 연료 효율을 극대화하는 선박 제작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HD현대중공업은 국내 조선업계 최초로 AI를 활용해 선박의 도장 결함을 자동으로 식별·분석하는 품질 검사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에 따라 실제 작업현장에서 적용할 표준검사 절차 마련을 위해 지난 29일 HD한국조선해양, HD현대삼호와 함께 영국 선급(LR), 미국 선급(ABS), 노르웨이 선급(DNV), 한국 선급(KR) 등 4개 선급과 ‘AI 기술 고도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선박 도장은 ▷선박이 장기간 부식에 취약한 바닷물의 염분에 노출되는 데 따른 수명 확보 ▷선박 표면과 바닷물의 마찰에 따른 연료 효율 ▷유지관리 비용을 좌우하는 핵심 품질 공정이다.
배의 페인트는 사람의 피부와 같다. 바닷물로 피부가 상하면 철판이 녹슬어 수명이 줄고, 선체가 거칠어지면 물의 저항이 커져 추진 에너지 비용이 더 들게 된다. 원유운반선의 최대 경제수명은 25년인데 도장의 품질을 확보하면 경제수명을 더 늘리면서 추진 비용은 줄일 수 있다.
이렇게 중요한 도장 작업 후 품질 검사를 지금까지 검사자의 육안과 검사 경험에 의존해 왔다. 이 때문에 동일한 결함이라도 검사자의 숙련도에 따라 평가 결과가 달라지는 한계가 있었다.
HD현대중공업은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 2024년부터 HD한국조선해양 AX센터와 함께 데이터 기반의 객관적인 품질 기준 확보에 나섰다. 컴퓨터가 분석하는 인공지능 기술인 ‘비전 AI와 딥러닝(Deep Learning) 기술’을 활용했다. 그리고 마침내 ‘AI CIP(AI Coating InsPector, 인공지능 도장 검사기)’를 개발했다. 이 기술은 선박 건조 현장에서 축적한 방대한 도장 품질 데이터를 AI에 학습시켜 도장 결함을 자동으로 식별·분석하는 것이 핵심이다.
구체적으로 ▷녹 등 표면 전처리 ▷온도·습도 등 환경 조건 ▷도막 두께 ▷도막의 기포, 도장 표면의 미세한 구멍인 핀홀(Pinhole), 균열, 도장 누락 등 외관 ▷접착력 ▷경화 상태 등을 카메라로 촬영해 인공지능 기술로 분석함으로써 도장 품질 저하 위험을 줄이는 방식이다.
HD현대중공업은 이 기술 개발로 검사자의 주관적 판단에 의존하던 도장 품질 검사를 객관적이고 일관된 검사 방식으로 전환하면서 선박의 도장 품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HD현대중공업은 올해 지난 9월까지 수주한 선박은 25조원 규모의 134척이다. 연간 100척을 건조하기 때문에 조선소 작업인력의 10% 정도 투입되는 도장 공정을 감안하면 AI 검사 기술의 긍정적 효과는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
이날 협약에 따라 HD한국조선해양은 AI 프로그램 성능을 고도화하고 다양한 도료 및 시스템과의 적합성을 검증하며, 각국 선급사는 AI 도장 검사 결과의 신뢰성 확보를 위한 기술 검토와 표준 검사 절차를 마련해 나간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기술 개발은 검사 결과의 객관성과 일관성을 높이고,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품질을 정량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울산=박동순 기자
cityblu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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