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값 1월 고점 대비 30% 하락

국내 KRX 금가격도 1g 17만원대로

중국 인민은행, 9월들어 금 23t 추가

금 ETF엔 3분기 사상 최대 자금 유입

고금리 부담 속 중장기 회복 전망 교차

[한국거래소 제공]
[한국거래소 제공]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 금값이 고점 대비 30% 넘게 급락했지만 글로벌 큰 손들의 움직임은 엇갈리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금값이 흔들린 9월에도 금을 대거 사들였고, 글로벌 금 상장지수펀드(ETF)에도 3분기 사상 최대 자금이 유입됐다. 반면 선물시장에서는 투기성 매수 포지션이 줄었다. 중앙은행과 장기 투자자는 금을 담고 있지만, 단기 자금은 고금리 부담에 발을 빼는 모습이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KRX 금시장에서 금 현물 1g은 17만102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3월 3일 기록한 사상 최고가 24만9200원보다 31.4% 낮다. 국제 금 현물가격도 10월 30일 온스당 3898.90달러로 마감해 4000달러 아래로 내려왔다. 1월 기록한 고점 5595달러와 비교하면 약 30% 하락한 수준이다.

금값을 끌어내린 직접적인 요인으로는 고금리 장기화 우려가 꼽힌다. 중동 긴장으로 국제유가가 오르며 물가 압력이 커졌고, 시장에서는 미국 금리가 예상보다 오래 높은 수준을 유지하거나 추가로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었다. 이자가 붙지 않는 금의 보유 기회비용이 커진 데다, 달러와 국채 금리 상승도 금값에 부담을 줬다.

주식시장 급락에 따른 현금 확보 매도도 하락 폭을 키웠다. 기술주 조정으로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금을 팔면서, 지정학적 불안에도 안전자산 가격이 함께 밀리는 이례적 흐름이 나타났다. 금값은 10월 한 달 동안 10% 하락해 최근 1년 사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밀렸다.

다만 중국의 공식 금 매입은 이어졌다. 세계금협회에 따르면 중국 인민은행은 9월 금 보유량을 23t 늘렸다. 2023년 10월 이후 월간 기준 최대 매입 규모다. 3분기 매입량은 63t, 올해 누적 매입량은 103t으로 늘었고, 중국의 금 보유량은 총 2410t으로 외환보유액의 8.5%를 차지했다. 금값이 조정받는 동안에도 중국 중앙은행은 외환보유액 다변화 차원에서 금을 계속 사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ETF 자금 흐름도 단기 가격 하락과는 다른 방향을 보였다. 세계금협회 집계상 글로벌 금 ETF에는 3분기 310억달러가 유입돼 분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금값이 하락한 9월에도 보유량은 67t 늘어 사상 최대인 4256t에 도달했다. 다만 이 자료는 9월 말 기준으로, 10월 급락 이후 투자자들이 계속 금을 사들였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반면 선물시장에서는 단기 매수세가 약해졌다. 세계금협회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미국 COMEX 금 선물의 순매수 포지션은 한 달 새 100t 줄어든 654t이었다. 이 가운데 헤지펀드 등 운용자금의 순매수 포지션은 84t 감소해 387t을 기록했다. 금값 상승에 베팅했던 단기 자금이 일부 차익을 실현하거나 위험을 줄인 것으로 해석된다.

향후 전망은 단기 조정과 중장기 회복 가능성이 맞선다. 로이터가 지난달 30명의 애널리스트와 트레이더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금값 평균 전망치는 2026년 온스당 4495달러, 2027년 4650달러였다. 올해 전망치는 고금리와 강달러 우려를 반영해 낮아졌지만, 2027년 전망치는 달러 가치 하락과 중앙은행 매입 수요 등을 고려해 소폭 상향됐다. 이는 연평균 전망치로, 특정 시점의 목표 가격이나 상승을 보장하는 수치는 아니다.

단기적으로는 유가와 미국 금리, 달러 흐름이 금값의 추가 하락 여부를 가를 전망이다. 숙든파이낸셜은 금값이 12월까지 압력을 받을 수 있고 온스당 3900달러가 다음 주요 지지선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마무리되고 유가·국채금리·달러가 안정되면 내년 초에는 반등할 가능성도 제시했다. 반대로 물가와 금리 부담이 더 커지면 중앙은행 매입과 ETF 수요만으로 하락을 막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금값이 고점에서 크게 내려왔다는 사실만으로 저가 매수 시점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중국 중앙은행과 장기 ETF 자금은 금을 지지하고 있지만, 단기 투자자들은 금리와 현금 수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 기대가 되살아나는지, 10월 급락 뒤 ETF 자금 흐름이 유지되는지를 향후 금값의 방향을 가를 주요 신호로 보고 있다.


atto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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