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품 국내 되팔기 막으려 74년 만에 제도 개편

소모품 구매 한도 등 폐지…매장부담은 줄어들듯

출국 전 세관 절차…환급 방식은 매장마다 확인을

일본 도쿄의 한 상점가 [도쿄=로이터 연합뉴스]
일본 도쿄의 한 상점가 [도쿄=로이터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1일부터 면세품을 살 때 소비세를 먼저 내고, 출국 과정에서 환급받게 됐다. 매장에서 세금을 빼주는 기존 방식은 일본 안에서 되팔 물건을 면세로 사들이는 부정 이용을 막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일본 정부는 세관이 실제 국외 반출을 확인한 뒤 세금을 돌려주는 방식으로 바꿔 제도의 허점을 막겠다는 방침이다.

일본 재무성은 면세품을 국내에 유통하는 부정 이용에 대응하기 위해 환급 방식으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기존 제도에서는 면세점이 구매 시점에 소비세를 뺀 가격으로 판매하고, 출국 때 세관이 반출 여부를 확인했다. 하지만 물품을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고, 출국 시 세금을 징수하려 해도 체납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있었다. 이번 개편은 1952년 구매 단계 면세 제도 도입 이후 74년 만의 전면적인 변화다.

이제 관광객은 면세점에서 세금이 포함된 가격을 결제한 뒤 출국 전 세관 확인을 받아야 한다. 구매일로부터 90일 이내에 공항이나 항만의 면세 절차 단말기에 여권을 제시하면 된다. 추가 검사가 필요하다는 안내가 나오면 구매 물품을 세관에 보여줘야 한다. 절차를 마치면 매장이나 매장이 위탁한 환급 서비스 업체를 통해 세금 상당액을 돌려받는다. 환급 수단과 시점은 매장별로 다를 수 있다.

제도 개편에는 완화 조치도 담겼다. 식품·화장품 등 소모품에 적용되던 1인당 1일 50만엔 구매 한도와 밀봉 포장 의무가 없어졌다. 소모품과 일반 물품을 나누던 구분도 사라진다. 일본 정부는 세관의 반출 확인으로 부정 이용을 관리할 수 있게 된 만큼 면세점의 판매 요건과 행정 부담을 줄이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다만 물건은 출국 때 직접 반출해야 하고, 일본에서 소비하거나 사용한 식품·화장품 등은 환급 대상이 될 수 없다.

여행객 입장에서는 구매 시점에 세금을 먼저 부담해야 하고 공항에서 추가 절차를 밟아야 한다. 환급을 받으려면 면세품을 수하물로 부치기 전에 여권과 함께 제시해야 한다. 수하물을 맡긴 뒤에는 물품을 꺼낼 수 없어 절차가 중단될 수 있다. 여러 물품을 한 번에 결제했다면 영수증에 포함된 물품을 모두 가지고 있어야 한다. 한 개라도 없으면 해당 거래 전체가 환급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절차가 늘면서 출국장 혼잡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주요 공항에는 단말기와 검사 공간이 마련됐고, 나리타·하네다 등 일부 공항에서는 ‘Visit Japan Web’을 통한 사전 절차도 가능하다. 다만 현장 검사가 지정되면 구매품을 직접 보여줘야 하므로 일본 정부와 관광 당국은 충분한 시간을 두고 공항에 도착할 것을 안내하고 있다.

유통업계에는 기대와 부담이 함께 있다. 면세품의 국내 되팔기를 막고 포장·품목 구분 절차를 줄일 수 있지만, 관광객이 결제 단계에서 세금을 먼저 내는 만큼 고가품 구매나 즉흥적인 추가 소비가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 제도 시행 첫날인 만큼 실제 소비와 매장 운영에 미칠 영향은 향후 환급 대기시간과 관광객의 구매 행태를 지켜봐야 가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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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iz.heraldcorp.com/article/10921491

atto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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