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예정 본교섭 잠정 중단…신뢰 훼손 행위 정면 반발
노조 “결렬 시 파업” 발언·무단집회에 “실질 대화 불가능”
상호 존중 회복 기간 거쳐 대화 요청 땐 재개 방침 밝혀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3일로 예정됐던 노동조합과의 교섭 일정을 2주간 연기하기로 결정하고 이를 노조 측에 공식 통보했다.
노조가 사측 대표 교섭위원의 전면 교체를 일방적으로 요구한 데다 대화 이면에서 파업 준비와 여론전을 병행하는 등 교섭 환경을 심각하게 훼손해 정상적인 대화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날 노조 측에 공문을 발송하고 오는 3일 열릴 예정이던 단체교섭을 2주간 연기하자고 제안했다.
회사는 당초 진정성 있는 논의를 통해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겠다는 기대를 안고 교섭 재개 일정을 잡았으나, 정작 교섭이 열리기도 전에 노조가 노사 간 신뢰를 깨뜨리고 대화 창구를 닫아버렸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공문을 통해 노조가 지난달 30일 사측 대표 교섭위원의 전면 배제 및 교체를 요구한 점을 교섭 파행의 직접적 원인으로 지목했다. 노조가 단지 견해 차이나 소통 방식을 빌미 삼아 사측 교섭위원의 법적·실질적 지위를 부정했다는 것이다.
해당 대표 교섭위원이 공식 석상에서 노조를 모욕하거나 허위사실을 유포한 사실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배제를 요구하는 것은 정상적인 대화 상대방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것이다.
대화 이면에서 벌어진 노조의 파업 압박과 강경 여론전도 도마 위에 올랐다. 노조는 지난달 28일 교섭 재개 일정을 논의하던 자리에서부터 교섭권을 상급단체인 한국노총에 전면 위임하고 조합은 쟁의에 집중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며 대화 환경에 찬물을 끼얹었다.
사측의 거듭된 자제 요청에도 노조의 강경 행보는 이어졌다. 같은 날 회사가 원만한 교섭 재개를 위해 자극적인 언론 보도를 자제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노조는 대화가 끝나자마자 언론 인터뷰를 통해 ‘끝장교섭’, ‘결렬 시 파업’ 등의 표현을 쏟아내며 대대적인 여론 압박에 나섰다.
사내 집회를 통한 인신공격성 비방도 신뢰 파탄의 결정타로 작용했다. 노조는 지난달 30일 사내에서 무단 집회를 열고 사측 대표 교섭위원을 비롯한 노사 담당자 전원의 실명을 직접 거론하며 폄하 발언을 쏟아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사측 교섭위원의 지위를 부정하고 파업 강행과 상급단체를 동원한 압박이 이어지는 현재 환경에서는 실질적인 대화가 성립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현 상태에서 3일 교섭을 그대로 진행할 경우 오히려 상호 존중과 신뢰가 더욱 훼손될 수 있는 만큼, 노조에 ‘2주간 진정한 상생과 신뢰 회복을 위한 시간’을 가질 것을 공식 제안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대화의 문은 열어뒀다. 회사는 2주라는 유예 기간 중이라도 노조가 일방적인 압박 행위를 중단하고 상호 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요청해 올 경우 언제든지 교섭을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회사는 진정성 있는 논의를 기대하며 교섭 재개 일정을 잡았으나 노조가 교섭 시작 전부터 한노총 교섭권 위임과 쟁의 집중 언급, ‘결렬 시 파업’ 보도 확산, 무단 집회 실명 폄하로 정상적인 대화를 어렵게 만들었다”며 “대화 이면으로 파업과 언론 보도, 상급단체를 활용한 압박을 병행하는 환경에서는 실질적인 대화가 이뤄질 수 없어 2주간의 신뢰 회복 시간을 제안한 것이며, 상호 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요청한다면 언제든 대화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silverpap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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