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태권도 유네스코 등재 유력
한국 태권도는 2028년 심사대에
국가유산청, 단독·확장등재 추진
전통 한지 올해 24번째 등재 유력
[헤럴드경제=김명상 기자] 북한이 신청한 태권도가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평가기구로부터 등재 권고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단독 등재 가능성이 커졌다. 반면 정부가 추진하던 남북 공동 등재는 사실상 어려워졌다. 태권도 세계화를 주도해 온 한국은 올해 3월 등재신청서를 제출해 오는 2028년 유네스코 위원회 결정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북한이 신청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전통무술-태권도’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심사 결과, ‘등재 권고’ 평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이 2024년 3월 태권도를 ‘단독 등재’ 신청한 이후, 이재명 정부는 2026년 3월 등재신청서를 제출하며 남북 교류와 협력 확대를 위한 ‘공동 등재’에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당면한 남북 관계 등 여러 여건으로 인해 현 시점에서 ‘공동 등재’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점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 정부간위원회(무형유산위원회) 산하 평가기구는 신청서를 심사해 ‘등재’, ‘정보 보완’, ‘등재 불가’ 중 하나를 권고한다. 평가기구의 등재 권고 판정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위원회의 실제 최종 등재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종 등재 여부는 오는 11월 30일부터 12월 5일까지 중국 샤먼에서 열리는 제21차 무형유산위원회에서 결정된다.
북한의 태권도 등재가 확정되면 북한의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은 총 6건으로 늘어난다. 북한은 현재 ▷아리랑(2014년) ▷김치 담그기(2015년) ▷씨름(2018년 남북 공동) ▷평양냉면(2022년) ▷조선 옷차림 풍습: 북한의 전통 지식, 기술 및 사회적 관행(2024년) 등 5건의 인류무형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북한은 2024년 3월 등재 신청서를 냈다. 반면 한국은 올해 1월 태권도를 등재 신청 대상으로 선정한 뒤 3월 ‘태권도: 한국의 도장 공동체 수련문화’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한국 태권도의 등재 여부는 2028년 12월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에서 결정된다. 북한의 등재가 올해 확정되면 한국보다 2년 앞서 유네스코 목록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한국은 세계태권도연맹(WT)을 중심으로 2000년 시드니올림픽 정식 종목 채택을 이끌며 태권도 세계화를 주도해 왔다. 반면 북한은 국제태권도연맹(ITF) 계열을 중심으로 독자적인 전승 체계를 발전시켜 왔다.
유네스코 무형유산 제도가 특정 국가에 배타적 권리를 부여하지 않고, 앞서 ‘아리랑’과 ‘김치(김장)’처럼 남북이 시차를 두고 각각 등재한 전례도 있어 태권도 종주국의 위상이 당장 흔들리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국제사회에 태권도의 역사와 전승 문화를 알리는 유네스코 공식 기록의 첫 페이지를 북한에 먼저 내주게 됐다는 점에서 문화 외교의 실기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인류무형유산 제도는 문화다양성과 인류의 창의성을 존중하고, 각국의 무형유산을 등재하여 인류 문화의 보편적 가치를 함께 보호하고 전승하기 위한 제도로, 먼저 등재되거나 등재를 신청했다고 하여 해당 유산에 대한 배타적 권리가 인정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정부는 오늘 심사 결과와 관계없이 우리의 태권도가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대표목록에 ‘확장’ 혹은 ‘단독 등재’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이 올해 등재를 추진한 ‘한지 제작의 전통 지식과 기술 및 문화적 실천’은 평가기구로부터 등재 권고를 받을 것으로 예상돼 국내 24번째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가 유력하다. 한국은 2001년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을 시작으로, 2024년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까지 총 23건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ter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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