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시 사업자 규율 강화 전망
스테이블코인 지급결제 위한 전금법 개정도 검토
[헤럴드경제=경예은 기자] 디지털자산기본법이 제정되면 사업자의 영업 기회가 확대되는 동시에 안전성 확보와 이용자 보호를 위한 의무도 강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최근 디지털자산 업계에서 대규모 해킹 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사업자에 대한 보안 점검과 이용자 보호 체계 강화의 필요성이 커지는 모습이다.
서나윤 금융위원회 가상자산과장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AI시대 국내 디지털자산 시장 경쟁력 점검 및 제도 개선 토론회’에 참석해 “최근 (업계에) 여러 해킹 사고와 보안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며 “오늘 아침에도 관련 회의를 진행하고 점검과 당부사항을 전달하고 왔다”고 밝혔다.
서 과장은 “디지털자산에 대한 새로운 규율 체계를 마련하게 되면 그 체계 안에 들어오는 사업자들이 준수해야 할 사항도 많아진다”며 “현재는 특정금융정보법에 따른 신고를 통해 사업을 운영할 수 있으나 기본법이 시행되면 디지털자산업이라는 하나의 업권으로서 규율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될 경우 지금보다 다양한 영업 형태가 가능해지고 산업 활성화 측면에서 기대되는 효과도 분명히 있는 반면 라이선스에 상응하는 의무도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영업행위에 대한 규율은 물론 안전성 확보를 위한 추가적인 요건도 요구될 수 있다는 의미다.
서 과장은 “이용자 보호 체계와 공시 체계,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 등은 모두 현재 법안에서 검토하고 있는 사항”이라며 “2단계 입법의 방향성이 국회에서 어느 정도 논의되고 공감대가 형성되면 관련 서비스들을 보다 빠르게 시험해 볼 수 있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스테이블코인 지급결제를 위한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천창민 서울과기대 교수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자의 자격과 은행의 지분 50%+1주 참여 여부의 문제는 시행령에서 충분히 정할 수 있는 사항”이라며 “스테이블코인을 이용해 지급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에 대한 규제는 정작 충분히 논의돼지 않았다”고 말했다.
천 교수는 “유럽은 미카(MiCA)뿐 아니라 지급결제와 관련된 다른 법령도 함께 정비했다. 결국 스테이블코인으로 음식을 사거나 신발을 구매할 수 있도록 관련 법체계 전반을 맞춘 것”이라며 “우리도 2단계 입법을 추진하면서 지급결제 관련 법령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에 서 과장은 “부서 간 칸막이 때문에 관련 논의가 진행되지 않는 것은 전혀 아니다”라며 “디지털자산 관련 법안이 마련된 이후 전자금융거래법뿐 아니라 여러 금융업권의 법령을 일부 개정해야 하는 부분이 있어 이를 함께 검토하며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용자 보호 체계를 한층 강화해야 한다는 제언도 이어졌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행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은 이용자 예치금 보호, 불공정거래 금지, 시장 감시와 감독 체계 등 일부 영역만 규율하고 있어 여전히 제도적 공백이 남아 있다”며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고 사고를 최소화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 연구위원은 “사고가 발생했을 때 고객 자산을 확실하게 반환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며 “개인키에 대한 통제와 고객 자산의 정기적인 검증 및 감사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공지능(AI) 에이전트의 결제 행위와 관련한 법적 책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박종백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AI 에이전트를 통해 선불전자지급수단이나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하는 행위도 일정한 요건을 갖춘 경우 이용자 본인의 의사에 따른 행위로 인정하는 법적 해석이 필요하다”며 “AI 에이전트의 실제 행위와 사업자의 개입 정도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서 과장은 “AI 에이전트의 책임 소재나 위험 관리 문제는 특정 업권에서만 규정하기보다 금융 관련 법령 전반을 관통하는 수준에서 검토해야 할 사안”이라며 “금융 분야 AI 가이드라인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AI 기본법 운영 상황을 살펴보고 관계 부처와 협의해 향후 제도 개선 방향을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kyo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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