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수천억원대 횡령과 배임 혐의를 받는 신동빈(61) 롯데그룹 회장에 대해 검찰이 구속영장 청구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전날 18시간의 조사를 받은 신 회장은 사실관계는 대체로 인정하면서도, 일부 범죄사실에 대해선 지시나 가담하지 않았고 범죄의도도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에 따르면 롯데건설이 최근 10년간 30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에 대해 신 회장은 모른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롯데케미칼의 법인세 환급 소송사기에 대해서도 소송 자체는 알았지만 허위 회계장부로 소송을 제기한 건 몰랐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롯데 계열사에 등기이사로 이름만 올리고 매년 100억원대 급여를 부당 수령한 의혹에 대해선 급여를 받은 것은 인정했지만 등기이사로서 어느 정도 역할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부분에 대해 횡령 혐의 적용을 검토해왔지만 신 회장의 진술처럼 등기이사로서 얼마 간의 역할을 했다면 범죄성립이 어려워질 수 있다.
수사팀은 그동안 롯데그룹 비리 의혹의 최정점에 선 신 회장을 불러 조사를 마쳤지만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롯데그룹이 재계 5위에 해당하는 대기업이란 점에서 검찰은 총수의 구속영장 청구를 놓고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3개월 넘게 수사를 진행해온 서울중앙지검 롯데그룹 수사팀은 이 문제를 놓고 막바지 심도 깊은 토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후 대검찰청과 협의를 거쳐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수사팀 관계자는 “경제에 미치는 영향 고려하면 경솔하게 결정할 수 없는 문제”라며 “사안의 중대성과 성격, 사회에 미치는 영향 등이 구속영장 청구의 중요한 기준이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신 회장은 전날 조사 과정에서 약 4시간여에 걸쳐 조서를 열람했다. 신 회장이 독해에 다소 어려움을 겪어 변호인이 직접 조서를 읽어주면 신 회장이 듣고 확인하는 식으로 열람이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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