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의 통상갈등이 ‘분풀이 1순위’ 가능성

유럽 주둔 미군 감축 등 안보 변화 거세질 듯

“트럼프, 국내외서 희생양 찾으려 할 것”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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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간선거 다음날인 4일(현지시간) 백악관 연회장 공사 현장을 방문해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인부들을 상대로 연설했다. [A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간선거 다음날인 4일(현지시간) 백악관 연회장 공사 현장을 방문해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인부들을 상대로 연설했다. [AP]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중간선거 참패라는 결과를 받아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을 향해 분풀이를 할 수 있다는 진단이 이어지고 있다.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4일(현지시간) “유럽이 트럼프 대통령의 좌절감에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위험에 처했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여전한 권력을 과시할 유력한 대상으로 유럽을 꼽았다.

유럽권 매체 유로뉴스도 이날 “트럼프의 패배는 유럽을 곤란하게 할 수 있다”라며 “국내 의제가 의회에서 강한 저항에 부딪히게 됐으니 대통령 재량권이 훨씬 큰 외교 정책으로 더욱 기울어져, 주도권을 되찾고 유산을 공고히 하려고 할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한 유럽연합(EU) 외교관은 유로뉴스에 “그는 ‘레임덕’(다리 저는 오리·임기말 대통령의 권력누수)보다는 ‘매드독’(광견·정책 폭주)이 될 수 있다”라며 “지금 분위기는 상당히 현실적이다. 아무도 현재의 문제가 사라질 거라고 기대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도 “유럽은 상처받은 트럼프로부터의 역풍을 피하고자 현행 노선 유지에 노력하고 있다”라며 비슷한 분위기를 전했다.

▶트럼프 ‘분풀이’ 1순위는 유럽과의 무역 = 유럽을 상대로 한 트럼프 대통령의 분풀이는 통상갈등으로 재개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베른트 랑게 유럽의회 무역위원장은 ‘레임덕’이 ‘앵그리덕’(화난 오리)으로 바뀔 수 있다며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안정성도 예측 가능성도 없다”라면서 그가 유럽산 의약품과 기계 제품 관세를 밀어붙여 압박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지난 2월 뮌헨안보회의(MSC)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세계질서를 파괴하고 있다고 주장한 볼프강 이싱거 MSC 의장은 “더 우호적인 대서양 관계가 아니라 더 큰 불화와 트럼프의 더 많은 요구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독일 공공정책대학원 헤르티스쿨의 다니엘라 슈바르처 학장은 “참패한 트럼프가 국내 권력 상실을 대외정책으로 뒤집으려 할 수 있다”라며 선거 패배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유럽의회 대미관계위원장인 이탈리아 중도좌파 브란도 베니페이 의원도 “앞으로 2년간 트럼프가 훨씬 더 변덕스러운 외교 정책을 펼쳐 유럽을 곤란하게 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와 중동에 대한 그의 결정이 우리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논의 진전중인 안보 이슈에도 불똥 = 올해 들어 속도를 내고 있는 유럽 주둔 미군 감축·재배치도 트럼프 대통령이 분노를 표출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미국 국방부는 지난 5월 독일 주둔 미군 5000명을 감축하겠다고 발표했고, 미군 재배치를 검토하고 있다.

이전부터 트럼프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이 미국의 안보에 무임승차한다며 나토 탈퇴까지 언급하면서 유럽에 안보 분담을 요구해왔다. 나토 내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핵심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해 유럽 주둔 미군을 더 줄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커트 볼커 전 나토 주재 미국 대사는 “나토 탈퇴나 주둔 병력 감축 문제는 크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본다. 트럼프는 이 문제와 관련해 미국에서 고립돼 있다”고 주장했다. 안보 문제에 대해서는 트럼프의 주장이 미국 전체의 여론과 다르다는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트럼프 노선에 대한 미국민들의 반대가 확인됐지만, 유럽이 더는 미국에 안보를 의존할 수 없고 자력 안보를 강화해야 한다는 현실은 달라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유럽의회 외교위원장 데이비드 매캘리스터는 유로뉴스에 “권력 균형의 변동이 변화를 보장하지는 않는다”라며 “유럽은 자력 방위와 안보를 위해 계속해서 더 많은 걸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중심 우크라 지원도 “기대하기 일러” =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우크라이나 군사·재정 지원 부담이 커진 유럽으로서는 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 이겼다고 해서 당장 비용 분담을 기대하기 어렵다. 트럼프 대통령이 법안 거부권 등 의회 결정을 무력화할 권한을 여전히 쥐고 있기 때문이다. 외교·안보·통상 분야는 대통령 재량으로 추진할 수 있는 사안들이 많기도 하다.

브론웬 매덕스 영국왕립국제문제연구소장은 “민주당이 우크라이나에 자금을 포함한 지원을 시작하기로 결정하더라도 실제로 이뤄지기까지는 몇 달, 심지어 몇 년 걸릴 수도 있다”라며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즉각 구원이 찾아올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파비안 출레크 유럽정책센터(EPC) 최고경영자(CEO)도 “트럼프는 경제적 현실로 제약이 따르더라도 국내외에서 희생양을 찾으려 할 것”이라며 “유럽과 우크라이나는 경유 거래를 바탕으로 한 러시아와의 협상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내용의 글을 블로그에 게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을 끊은 이후 최대 지원국이 된 독일은 트럼프 행정부와 계속 협력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냈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은 이날 베를린안보회의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모른다고 전제하면서 “독일 정부는 민주당과 공화당 양쪽 모두 접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전쟁 때문에 졌다” 인정한 트럼프…헤그세스에 책임 돌리며 “안 바꿔”[1일1트]

“이란 전쟁 때문에 졌다” 인정한 트럼프…헤그세스에 책임 돌리며 “안 바꿔”[1일1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간선거 참패라는 결과를 받아든 4일(현지시간) 이란 전쟁이 패배의 원인이라 인정하면서도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교체는 검토하지 않고
https://biz.heraldcorp.com/article/10926232?sec=009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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