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문모(39) 씨는 지난 2014년 4월 서울 서초구 한 호텔 사우나를 찾았다. 물거품이 나오는 탕에 들어가던 중이었다. 열려있던 배수구 구멍 안으로 문 씨의 오른쪽 발이 빨려들어갔다. 사고로 문 씨는 오른쪽 발등 일부 신경이 파열돼 일주일 간 입원했다. 당시 탕 주변에서는 ‘배수구 구멍이 열려있다’는 경고 문구를 찾아볼 수 없었다.
문 씨와 가족들은 사우나 시설관리자와 호텔을 운영하는 업체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문 씨의 사고에 시설관리자와 호텔 측 책임이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시설관리자는 탕의 배수구를 열어놓을 경우 혹시라도 이용자가 다치지 않도록 출입을 통제하거나 위험경고 표시를 설치하는 등 안전관리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다”며 “이같은 의무를 소홀히 해 사고가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시설관리자와 호텔 측은 문 씨가 탕 바닥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과실도 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사고가 발생한 탕은 물거품이 나오는 탕으로 직접 들어가보기 전까지는 바닥의 상황을 알기 어렵고, 공중목욕탕 이용자가 탕 안의 배수구가 열려있을 상황까지 가정해 주의할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문 씨의 피해 금액은 입원한 일주일 간의 일실수입(다치지 않았을 경우 매일 벌 수 있었던 수익)과 치료비 등 총 878만원으로 산정됐다. 재판부는 문 씨와 가족에게 총 350만원 위자료를 인정해 배상액을 1228만원으로 정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25부(부장 이흥권)는 31일 “사우나시설관리자와 호텔측은 산정한 금액에서 문 씨가 이미 보험금으로 받은 442만여원을 제외한 785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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