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기업 인수합병(M&A)으로 경영권을 가져올 수 있다고 속여 투자금을 가로챈 전직 증권사 직원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증권사를 다니며 들은 용어만으로 피해자들을 감쪽같이 속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노원경찰서는 각각 M&A 전문가와 코스닥 상장사 대표를 사칭하며 피해자들로부터 기업인수금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상 사기)로 심모(45) 싸와 강모(57) 씨를 구속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심 씨는 지난 2월 피해자에게 “경영권을 넘기고 싶어하는 코스닥 상장사 대표가 있다”며 강 씨를 소개했다. 10억원이면 코스닥 상장사를 운영할 수 있다는 심 씨의 말을 피해자는 그대로 믿었다. 심 씨가 3년여 전부터 M&A 전문가로 활동하며 각종 투자정보를 제공해왔기 때문이었다.

피해자는 심 씨의 말만 믿고 회사 양도를 대가로 10억4000만원을 넘겼다. 경영권양도계약서도 썼다. 그러나 이는 모두 거짓이었다. 심 씨가 소개했던 강 씨도 실제 회사 대표가 아니었다.

투자금을 모두 빼앗기고 나서야 속았다는 사실을 안 피해자는 경찰에 이들을 고소했고, 경찰은 대부업체에서 대출 중개 일을 하던 강 씨를 체포할 수 있었다. 경찰 조사 결과, 심 씨는 한때 증권사에서 일하며 들은 정보를 이용해 M&A 전문가 행세를 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강 씨도 계좌추적 결과 공범으로 밝혀져 함께 붙잡혔다.

이들은 피해자가 계약 전 회사를 보고싶다고 하자 “소문이 나면 상장이 폐지될 수도 있으니 안 된다”고 말하며 가짜 법인 인감을 제시하는 등 치밀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경찰 조사 결과 심 씨는 이전에도 같은 혐의로 경찰에 붙잡혀 현재 재판 중인 상태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경영권 양도 시에는 회사를 직접 방문하고 신분증 대조를 통해 계약 당사자를 확인해야 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Google News Icon
Google News 에서 헤럴드경제 팔로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