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미세먼지 시즌제’ 내달 첫발

서울시가 다음달부터 내년 3월까지 4개월 간 ‘미세먼지 시즌제(계절관리제)’에 들어간다. 겨울철이면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이 극심해짐에 따라 전국 지자체 가운데 처음으로 이 기간에 한해 평상 시 보다 한층 강력한 저감대책을 추진한다.

박원순 서울 시장은 21일 기자설명회를 열어 “미세먼지는 전국, 전 세대에 걸친 가장 절박한 민생현안”이라며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사회적 과제에 강력하고 지속적인 노력을 하겠다는 의지로 미세먼지 시즌제를 지자체 중에 처음으로 시행하고자 한다”고 선포했다.

시는 초미세먼지 배출량 20% 감축을 목표로 수송(교통), 난방, 사업장 등 3대 부문에서 9대 과제를 집중 추진한다.

먼저 다음달 1일부터 행정?공공기관 1051곳의 관용 차량과 근무자 차량이 ‘2부제’에 들어간다.

배출가스 5등급 차량은 녹색교통지역에서 아예 다닐 수 없도록 제한된다. 운행 시 과태료를 부과한다. 이번 국회에서 미세먼지특별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인천, 경기 등 수도권 차량은 시즌제 기간 중 서울전역의 운행이 제한된다. 내년 시즌(2020년12월~)에는 전국 5등급 차량 전체를 대상으로 운행제한을 확대한다.

차량 이용을 줄이기 위한 주차요금 할증도 도입된다. 서울 전역의 시영주차장 108곳에선 5등급 차량에 대해 주차요금이 50% 할증된다. 녹색교통지역 내 시영주차장 24곳은 모든 차량에 25%(5등급 차량은 50%)의 주차요금을 더 받는다. 이는 12월 한 달 간 안내?홍보기간을 거쳐 내년 1월부터 시행한다.

난방 부문 절감을 위해 ‘에코마일리지 특별포인트’를 도입, 시즌제 기간 중 에너지를 직전 2년 평균 보다 20% 이상 절감한 경우 1만 마일리지를 추가 제공한다.

대기오염물질 배출사업장에 대한 관리?점검도 강화한다. 여름철 풍수해 집중 대비기간과 유사하게 시즌 동안 시?구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 시민감시단(자치구별 2명)과 함께 서울 시내 총 4000여 개 사업장과 공사장을 전수 점검한다.

또한 자치구별 미세먼지 중점관리도로(158㎞)에 대해 1일 2회 이상 도로청소를 실시하고, 청소차 일일 작업구간도 50㎞에서 60㎞로 10㎞ 확대하며, 겨울철 물청소 작업기준도 영상 5도에서 영상3도로 강화한다.

시는 시즌제 효과를 높이기 위한 7대 상시 지원대책을 병행한다. 대표적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높고 미세먼지 민감군이 이용하는 시설이 집중된 지역을 ‘미세먼지 집중관리구역’으로 지정해 특별관리한다. 이번에 3곳을 첫 지정하고 매년 3곳씩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시가 선도적으로 추진해온 ‘친환경보일러’ 설치지원은 저소득층 지원금 2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상향하고 시즌 기간 동안 집중 보급할 계획이다.

아울러, 배출가스 5등급 차량에 대한 서울지역 상시 운행제한은 국회에 관련법이 조속히 개정되도록 강력히 촉구하고, 법 개정 이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경기·인천과 세부 협의를 완료하고 이번 시즌내 일부기간이라도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미세먼지 시즌제는 박원순 시장이 지난 3월 환경부와 수도권 단체장 간담회에서 도입을 주장한 이후 지난 9월 시민 1000여 명 대토론회를 열어 시민 공감을 얻은 뒤 전문가 자문, 이해당사자 의견 수렴 등을 거쳐 구체적인 내용이 다듬어졌다.

박 시장은 “미세먼지 시즌제 시행으로 시민불편이 다소 따를 수 있지만 이는 미세먼지라는 사회적 재난을 전 사회가 함께 이겨내기 위한 실천인 만큼 많은 시민들의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동참을 당부했다.

한지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