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파로 퇴임식 생략, 후임에 노태악 대법관

양심적 병역거부 등 주요 사건 소수의견 ‘원칙론자’ 평가

김명수 대법원장 지명 대법관 전원합의체 과반 넘기게 돼

조희대 대법관 [연합]
조희대 대법관 [연합]

[헤럴드경제=좌영길 기자]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주요 사건에서 소수의견을 개진하며 ‘원칙론자’로 꼽혔던 조희대(63·사법연수원 13기) 대법관이 3일 임기만료로 퇴임했다.

대법원은 이날 간략하게 퇴임식을 열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사태 여파를 고려해 별도의 행사를 열지 않겠다는 조 대법관의 의사에 따라 취소했다. 퇴임사도 공개하지 않았다. 조 대법관 후임으로 4일 취임하는 노태악(58·16기) 대법관 역시 취임식을 생략하고 바로 업무를 시작하기로 했다.

경북 경주 출신으로, 경북고를 나온 조 대법관은 2014년 대법관에 임명됐다. 사법연수원 교수를 지낸 기간 외에는 줄곧 재판업무에만 매진했고, 대구지법 부장판사, 부산고법 부장판사, 대구지법 법원장을 지내며 법원 내 정통파 대구·경북(TK) 출신 엘리트 법관으로 평가받았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지명한 조 대법관이 퇴임하면 현 김명수 대법원장이 지명한 대법관 수는 7명으로 늘어나 13명으로 구성되는 전원합의체 과반을 넘어선다. 김 대법원장은 올해 9월 퇴임하는 권순일(61·14기) 대법관 후임도 지명한다.

조 대법관은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에서 청와대가 특검에 제출한 증거가 위법하게 수집됐다며 무죄 취지의 소수의견을 냈다. 이밖에 양심적 병역거부 사건에서도 “병역거부와 관련된 진정한 양심의 존재를 심사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했고, 다큐멘터리 ‘백년전쟁’에 대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제재조치가 부당하다는 판결에서도 “검증되지 않은 사료로 사실을 왜곡했다”는 반대의견을 제시했다. 한 부장판사는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지만, 법 문언의 의미를 중시한 원칙론자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조 대법관은 검찰이 증인신문이 예정된 참고인을 일방적으로 조사한 경우 진술조서를 증거로 쓸 수 없다고 판단했고,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틱 장애’도 장애인 복지법 적용 대상이라고 보는 등 전향적인 판결도 여럿 선고했다.

조 대법관은 대기업 사건 상고심과도 인연이 깊다. 전원합의체에 회부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 국정농단 사태 때 뇌물을 건넨 혐의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 사건의 주심을 맡았다. 대구 법원장 재직 시절 ‘일반인이 이해하기 쉬운 판결문을 작성하자’는 연구사업을 펼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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