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 위 격정적인 붓놀림이 지나간 자리, 종이에 번진 먹 자국과 함께 화면 속에는 커다란 붓 한 자루가 자리잡고 있다.
작가 이정웅(1963~ )은 실물보다 더 실물 같은 붓을 그려내는, 극사실주의 작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작업 초기 꽃과 과일 등 정물화를 비롯해 문방사우(文房四友)를 그리던 작가는 문방사우 중 붓이 가진 생명력과 역동적인 힘에 매료되기 시작해 붓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붓이 지나간 자리 흔적으로 남은 먹 자국의 표현에 대해 작가는 “먹물의 튀는 힘을 상징하거나 추상적이면서 행위적인 표현을 담아보려 했다”고 밝힌다.
전통적인 소재인 붓과 더불어 여백의 미가 돋보이는 그의 작품에는 한국적인 정서가 물씬 느껴진다.
여백과 먹 자국의 조형적인 완성도를 위해 끊임 없는 시도를 이어가는 이정웅의 작품은 변화를 거듭하며 완결성에 도달한다.
장소연 헤럴드아트데이 스페셜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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