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궐선거 野 ‘빅3’ 대진표 완성
스스로 ‘다운그레이드’…재기 발판 삼는듯
기대 못 미치면 ‘거품’ 지적 노출 위험성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범야권의 거물들이 ‘바텀 업(Bottom up)’ 전략으로 정치적 재기를 노리고 있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오는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앞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나경원 전 의원 등 야권 내 ‘빅3’ 대진표가 짜여졌다. 대선 잠룡으로 분류됐던 이들은 그간 서울시장 보선 출마에 선을 긋거나 주저하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보선 근 3개월을 앞두고 스스로 ‘다운그레이드(downgrade)’를 택한 셈이다.
정치 평론가 중 상당수는 이들의 ‘바텀 업’ 전략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수의 여론조사를 보면 이들의 대권주자 적합도는 오랜 기간 한 자릿수로 정체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세 인사 모두 ‘미니 대선’으로 칭해지는 이번 보선의 한가운데 뛰어들면 국민에게 다시 역량을 호소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는 것이다. 대선 대신 보선에 뛰겠다는 일 자체가 선당후사(先黨後私)라는 치적도 쌓을 수 있다.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무난히 차기 혹은 차차기 대선을 염두 둘 수 있는 위치가 된다. 김형준 명지대 교양학부 교수는 “최소한 내년 3월까지는 자신의 비전을 알릴 수 있는 발언대를 얻었다”며 “당선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해도, 차기 당권 내지 대권으로 갈 수 있는 추진력을 얻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한 평론가는 “정치적 ‘맷집’을 키울 수 있는 과정도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먼저 출사표를 낸 안 대표는 이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안 대표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 1위를 기록했다. 정치권에서는 “‘리즈(전성기)’ 시절이 다시 왔다”(김재원 전 의원)란 말도 나왔다. 나 전 의원도 서울시장 출마 선언 직전 출연한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이미지 변신에 효과를 봤다는 평이 많다.
다만 이들의 결단에 아예 위험이 없지만은 않다.
무엇보다 각 인사가 경선 문턱을 넘지 못하거나, 단일화 협상 등을 매끄럽게 주도하지 못하면 이른바 ‘거품’ 비판에 노출될 수 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안 대표를 콕 집어 “이번에도 맥없이 철수한다면, 이젠 영원히 정계에서 철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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