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은 6조 넘게 줄어

고객 수 증가도 역대 최대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의 예·적금 등 수신 잔액이 1월 한 달에만 7500억원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에서는 예적금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지만 케이뱅크의 경우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 고객 수 증가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판단이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1월말 기준 수신 잔액은 약 4조5000억원으로 전월 말에 비해 7500억원가량 증가했다. 지난달 수신 잔액 증가폭은 월간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또 다른 인터넷전문행인 카카오뱅크는 1월 한 달간 예·적금 잔액이 1120억원가량 늘어났다. 카카오뱅크는 이마트, 마켓컬리 등과 제휴 적금 등을 잇달아 출시하며 수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반면 주요 시중은행들의 예·적금 잔고는 작년 12월에 이어 1월에도 크게 줄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정기 예·적금 잔액은 총 6조1700억원 감소했다. 정기예금 잔액은 1월 한 달간 5조5000억원가량 줄었고 정기적금 잔액도 한 달 새 6700억원 빠졌다. 언제라도 인출할 수 있어 단기자금 성격의 돈을 보관하는 요구불예금(MMDA 포함) 잔고도 한 달 새 10조원 가까이 줄었다.

이같은 현상은 저금리 장기화 속에서 예·적금에서 주식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머니무브'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금이탈 가속화 상황에서 케이뱅크 예·적금 등 수신 잔액이 크게 늘어난 이유로는 주요 시중은행들에 비해 금리가 더 높다는 점이 꼽힌다. 케이뱅크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최고 연 1.3%, 1년 만기 적금 금리는 최고 연 1.8%다. 간편하게 여유자금을 보관할 수 있는 '파킹통장'(수시입출금통장)의 금리는 연 0.7%다. 다른 주요 시중은행들의 1년 기준 정기예금 금리가 대체로 0%대 중후반 수준인 데 반해 최대 1%대 높은 수준의 금리를 보장하고 있는 것이다.

카카오뱅크도 지난달 20일 '수신상품 경쟁력 강화'를 이유로 예·적금 금리를 최대 0.2%포인트 인상했다.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1.2%로 맞췄고 자유적금 상품의 금리는 만기와 관계없이 0.2%포인트 인상, 자동이체를 신청하면 추가로 0.2%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키로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케이뱅크의 금리가 은행권(1금융권) 중에서 그래도 가장 높다 보니 요즘 예·적금 수요 자체가 워낙에 없긴 하지만 그나마 있는 수요가 이쪽으로 몰린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케이뱅크의 지난달 고객 수가 역대 최대로 늘어난 점도 수신 잔액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케이뱅크는 지난 한 달간 신규 고객이 28만명 증가해 1월 말 기준 고객 수가 247만명을 기록했다. 작년 7월 영업 재개 이후 마케팅 차원에서 다양한 제휴 적금을 출시한 점 등이 신규 고객 유치에 효과를 봤다.

케이뱅크 측은 "연초 주가 상승에 따라 하루만 넣어도 이자를 받는 파킹통장의 잔액이 상당히 증가했으며, 특히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 등 제휴사를 통한 수신 잔액도 크게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케이뱅크는 작년 6월 말 업비트와 제휴해 '원화 입금 서비스'를 오픈했다. 이에 따라 업비트에서 거래를 위한 실명계좌를 트려면 케이뱅크를 찾아야 하는 점이 고객 유치와 수신 잔액 증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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