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앓은 뒤 집중력·기억력 감퇴 등 증상을 보이는 후유증인 '브레인 포그'가 항암 화학요법 뒤 겪는 '케모 브레인'과 매우 유사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스탠퍼드대·예일대 공동연구팀은 13일 생명과학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 바이오아카이브에 쥐를 이용한 실험과 코로나19 환자의 뇌 조직과 혈액을 분석해 이런 결과를 담은 논문을 게재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는 항암 화학요법과 코로나19 감염 후 나타나는 신경병리학적 증상이 놀랄 만큼 유사하다면서 코로나19를 경증, 무증상으로 앓고 회복된 환자에게서도 오랫동안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나는 원인을 세포 수준에서 설명한다고 말했다.
브레인 포그는 중증은 물론 경증 코로나 환자에게서도 완치 후 나타나는 후유증이다. 머릿속에 안개가 낀 것처럼 멍한 느낌이 지속되면서 집중력과 기억력 감퇴, 피로감, 우울증 등 증상을 보인다.
케모 브레인 역시 항암 화학요법 후 집중력, 기억력 등 인지기능이 떨어지는 현상으로 치료 후 6개월 이상 계속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쥐 동물모델을 코로나19에 감염시킨 후 뇌에서 나타나는 증상을 관찰했다. 그 결과 쥐의 뇌 해마체에서는 코로나 감염 한주 뒤부터 새 신경세포 생성이 급격히 감소했고 이런 현상을 이후 최소 7주간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마체에서의 새 신경세포 생성은 기억력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또 2020년 코로나19로 숨진 환자들의 뇌 조직을 분석, 사망 당시 신경세포 생성과 인지기능 손상과 관련이 있는 염증 단백질(CCL11) 수준이 상당히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어 코로나19에서 회복된 뒤 후유증을 앓는 사람들 가운데 인지기능 저하 관련 증상이 있는 48명과 인지 기능 증상이 없는 15명을 혈액을 채취해 염증 단백질 CCL11 수준을 비교했다.
그 결과 브레인 포그 증상이 있는 48명은 모두 염증 단백질 CCL11이 높은 수준을 보였지만 브레인 포그가 없는 15명은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는 항암 화학요법으로 인한 케모 브레인 치료에 사용하는 치료법이 코로나 브레인 포그 치료에 도움이 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런 치료법은 '장기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long COVID) 환자에 대한 시험을 먼저 거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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