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민성기 기자] 한 직장인이 청각장애를 앓고 있는 후배 직장인에게 막말을 한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 1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얼마 전 장애 친구가 들어왔는데 저 때문에 관둔다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얼마 전 나이 차이도 크게 나지 않고 장애인 전형으로 한 친구가 입사했다”며 “청각장애인이라길래 신기하다고 생각하면서 챙겨주다가 사고가 났다”고 말했다.
전날 청각장애를 앓고 있는 A씨와 밥을 먹다가 그에게 형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글쓴이는 "형도 귀가 불편하냐"고 물었다. A씨가 "그렇다"고 하자, 글쓴이는 안타까운 마음에 "아이고. 어머님께서 뭐 잘못 드신 걸까"라고 말했다.
A씨가 이 말을 듣지 못했을 거로 생각한 글쓴이는 지나가는 말로 "어머님께서 술이나 담배 하시냐"는 질문도 했다.
다음 날, A씨는 돌연 일을 그만두겠다고 통보했다. 퇴사 사유는 글쓴이 때문이었다.
글쓴이는 "청각 장애이길래 말도 잘하고 잘 들어서 신기하다고 생각하면서 잘 챙겨줬는데 결국 사달이 났다"면서 "제가 눈치 없어서 몰랐는데 소문이 다 난 것 같다. 팀장님이랑 면담도 했다더라"고 말했다.
이어 "A씨가 이렇게 상처받을 줄 몰랐다. 너무 미안하고 후회된다. 내가 별생각이 없었다"면서도 "월요일에 불려 갈 것 같은데 불이익 있을까요? 폭언이나 막말까진 아닌데"라고 자기 안위부터 걱정했다.
그러면서 "A씨는 너무 상처받았나 보다. (사람들이) 제 뒷담화하겠죠? 입이 방정맞았다. 사회생활 참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작성자가 이후 추가한 메신저 내용을 보면 A씨는 작성자에게 막말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 A씨는 “어제 (말씀하신) 얘기를 듣고 정말 기분이 상했다”며 “저희 부모님은 저를 남부럽지 않게 키워주셨고 제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함부로 말씀하셔서는 안 될 분들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진심 어린 사과를 하실 거면 받아들이겠다”면서 “다만 같이 일은 못 하겠어서 퇴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작성자는 “내가 했던 말이 그렇게 심하게 들릴 줄은 몰랐고 상처를 받을 줄도 몰랐다”며 “안타까운 마음에 해본 소리였으니 마음에 담아두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대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