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요금만 올려놓고, 별로 볼만한 게 없어 더는 이용 안 해.”(넷플릭스 이용자)
요금인상과 신작들의 잇단 참패로 이용자가 크게 감소하며 궁지에 몰린 넷플릭스가 결국 재탕 카드를 꺼내 들었다. 흥행에 성공한 기존 작품의 새로운 시즌 제작을 연달아 결정하고, ‘오징어 게임’으로는 10회차 예능까지 만든다.
최근 넷플릭스는 2020년 12월 발표된 오리지널 콘텐츠 ‘스위트홈’의 시즌 2와 시즌 3 제작을 확정했다. ‘스위트홈’은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작품 공개 이후 첫 4주 동안 전 세계 2200만개 가구가 ‘스위트홈’을 시청했다. 2020년 4분기 실적 발표에 언급할 정도로 시청자 유인 효과가 뛰어났다. 한국 콘텐츠가 글로벌 시청자를 사로잡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첫 사례로 상징성이 크다.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약 7700억원을 투자했던 넷플릭스가 2021년 투자 규모를 5500억원 수준으로 키운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다. 넷플릭스는 ‘오징어 게임’ 시즌 2 제작과 함께 ‘오징어 게임 : 더 챌린지’라는 예능 제작도 발표했다. 60억원에 달하는 상금을 걸고 대회를 개최한다. 총 10편으로 구성된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넷플릭스는 ‘오징어 게임’을 활용한 티셔츠 등 굿즈도 내놓은 바 있다. 이 밖에 ‘지금 우리 학교는’ ‘D.P’ ‘솔로지옥’ 등도 새로운 시즌으로 나온다.
한국 콘텐츠시장 투자금액을 크게 늘렸지만 기대 이하 성적에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공개 예정된 오리지널 콘텐츠는 총 25편. 이 중 상당수가 공개를 마쳤지만 ‘스위트홈’이나 ‘오징어 게임’ 수준 히트작은 찾아보기 힘들다. 지난 1월 공개된 ‘지금 우리 학교는’이 전부다. 기존 흥행작을 활용해 이용자 이탈을 막고, 넷플릭스에 대한 시청자의 기대감을 끌어올리는 것.
주가 폭락, 실적 부진 또한 영향을 끼쳤다. 넷플릭스는 올해 들어 주가가 무려 75% 하락했다.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OTT 한계론’이 고개를 들었기 때문. 1분기 20만명 이용자가 감소한 데 이어 2분기에는 200만명가량 이탈할 것으로 보인다. 디즈니플러스, HBO 맥스, 파라마운트+ 등 경쟁사 추격도 거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