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김혜수·한소희 앞세워 ‘빵’ 뜨더니… 쏘카까지 제쳤다.”
반도체 수급난·화물연대 파업 등으로 신차 출고 지연이 장기화되자 중고차 플랫폼 ‘헤이딜러’가 반사이익을 톡톡히 보고 있다. 신차보다 당장 받을 수 있는 중고차 가격이 더 비싸지는 역전 현상에 누적 거래액이 5조원을 넘기는 등 사람들이 대거 몰리고 있다.
특히 ‘남성 중심’으로 돌아가던 중고차시장에 출연료만 수십억원에 달하는 여성 모델 ‘김혜수·한소희’를 파격 기용한 헤이딜러의 전략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19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헤이딜러는 지난 5월 자동차업종에서 신규 설치 건수 1위를 기록했다. 헤이딜러의 신규 설치 건수는 18만4769건으로, 1위 카셰어링 플랫폼인 쏘카보다도 높은 업종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헤이딜러는 정보기술(IT) 스타트업 피알앤디컴퍼니가 운영하는 중고차거래 플랫폼이다. 2014년 첫 출시된 헤이딜러는 지난 2월 누적 거래액 5조원을 돌파했다. 회사가 직접 딜러와 고객 간 거래 내용을 검토해 거래 차량에 대한 ‘부당한 감가’가 발견되면 고객에게 보상금을 지급하는 게 특징이다.
최근엔 인공지능(AI) 차량 이미지 인식기술을 자사 신규 서비스인 ‘헤이딜러 zero’에 도입해 이용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헤이딜러 zero는 자체 전문평가사가 고객을 방문해 차량을 진단한 후 딜러 경매가 진행되는 서비스인데 여기에 이미지 인식기술을 도입해 고객의 대기시간을 기존보다 50% 단축했다.
지난해 말부터 반도체 수급난으로 완성차업체들의 생산 차질이 이어지면서 중고차 가치가 급상승하자 이같이 신기술을 장착한 헤이딜러는 적잖은 반사이익을 봤다. 신차 출고 적체로 인기 차종은 중고차 시세가 신차 가격보다 비싸지는 ‘가격 역전’ 현상이 일어나기도 했다. 차주들은 이때를 기회 삼아 자차를 팔기 위해 헤이딜러와 같은 중고차 판매 플랫폼으로 몰렸다.
올해 초 톱스타 김혜수·한소희를 홍보모델로 파격 기용하며 대중에게 인식한 영향도 컸다. 본래 ‘남성 중심 문화’로 악명이 자자하던 중고차업계에 여성 모델을 기용해 판도를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최첨단 기술이 탑재되며 여성도 안전하게 자차를 중고거래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줬다.
최근 대기업의 중고차시장 진입이 가능해지며 온라인 플랫폼의 몸값은 더 치솟고 있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중고차시장의 온라인 플랫폼 침투율이 점차 상승하고 있다”며 “향후 대기업 진출로 차량정보와 시세정보에 대한 신뢰도가 커지면 온라인 거래는 더욱 빠르게 확산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