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왜 돈 주고 들어요?” ‘공짜’에 하루 200만명이나 몰렸다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이영기 기자] “만원으로 유튜브 시청에 음악까지 들을 수 있는데, 국내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 필요성을 모르겠다” (30대 직장인)

구글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유튜브 뮤직’의 국내 시장 성장세가 심상치 않다. 하루 이용자 수 210만명을 넘보고 있다. 유튜브 프리미엄 결제 시 유튜브 뮤직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파격 전략이 가파른 성장세의 배경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끼워팔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음악 왜 돈 주고 들어요?” ‘공짜’에 하루 200만명이나 몰렸다
유튜브 뮤직 결제 화면. [이영기 기자/20ki@]

유튜브 뮤직은 미소, 멜론·지니뮤직은 울상

22일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19일 유튜브 뮤직의 하루 이용자 수는 209만9287명이다. 이는 역대 최고 수치로, 하루 이용자 수 210만명을 바라보게 됐다.

지난해 5월 2일 유튜브 뮤직의 하루 이용자 수는 147만9917명. 당시 멜론 이용자 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1년 사이 약 70만명이 증가해, 국내 음악 스트리밍 시장에 위협적 존재가 됐다.

“음악 왜 돈 주고 들어요?” ‘공짜’에 하루 200만명이나 몰렸다
유튜브 뮤직, 지니뮤직, 멜론의 2022년 5월 2일부터 2023년 5월 19일까지 하루 이용자 수 증감 추이. [모바일인덱스 갈무리]

반면 같은 기간 국내 대표 스트리밍 서비스인 멜론, 지니뮤직의 이용자 수는 감소했다. 국내 1위 애플리케이션(앱)인 멜론의 하루 이용자 수는 약 45만명 감소했다. 지니는 21만명 줄어, 두 앱의 총 감소 이용자 수는 66만명으로 집계됐다. 유튜브 뮤직의 증가분만큼 감소했다. 토종 스트리밍 서비스 이탈자 대부분이 유튜브 뮤직으로 유입됐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압도적 가격 경쟁력에 이용자는 '솔깃'

대규모 이탈과 유입의 배경은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 광고 없이 유튜브를 시청할 수 있는 유튜브 프리미엄을 결제하면 유튜브 뮤직을 함께 이용할 수 있다. 유튜브 프리미엄의 가격은 1만450원(iOS 기준 1만4000원). 유튜브 프리미엄만으로 8690원(iOS 기준 1만1500원)의 유튜브 뮤직을 이용할 수 있어, 압도적 가격 경쟁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음악 왜 돈 주고 들어요?” ‘공짜’에 하루 200만명이나 몰렸다
유튜브 프리미엄 결제 화면. [유튜브 갈무리]

두 서비스를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가격으로, 경쟁력을 갖췄다는 게 이용자의 입장이다. 최근 유튜브 프리미엄을 구독한 후 국내 스트리밍 서비스를 해지한 직장인 이모(30) 씨는 “국내 스트리밍 서비스를 정기결제해도 7000원 정도 내야 한다”며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 후에는 만원 정도로, 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니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스트리밍 서비스를 해지했다”고 해지 이유를 설명했다.

최근엔 접속 국가 우회 방법을 통해 유튜브 프리미엄을 저렴하게 이용하는 방법도 공유되고 있다. 한국 기준 요금이 아닌 요금제가 저렴한 일부 국가로 우회하면 약 2000원에도 결제할 수 있다. 국내 스트리밍 서비스는 가격면에서 경쟁력을 잃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음악 왜 돈 주고 들어요?” ‘공짜’에 하루 200만명이나 몰렸다
[유튜브 뮤직 광고 갈무리]

국내 스트리밍 서비스의 무제한 이용권과 비교하면 가격 차이가 명확하다. 모바일에서만 재생 가능한 무제한 스트리밍 이용권의 최소 가격을 기준으로 했을 때 멜론은 6900원, 지니는 7400원이다. 이러한 가격 차가 유튜브 뮤직으로 이동의 배경이 되고 있다.

압도적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국내 업체에 대한 위협 커지자, 견제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서비스를 묶어 파는 유튜브 뮤직의 판매 전략을 살펴보겠다는 입장이다. 공정위는 지난 2월 서울 강남구 구글코리아 본사를 찾아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공정위는 유튜브의 이른바 ‘끼워팔기’ 전략을 통해 멜론, 지니뮤직 등이 속한 국내 음악 스트리밍 시장에서 유튜브 뮤직의 시장지배력이 부당하게 확대됐는지를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