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을 꿇은 사내는 소식을 전한다. 표정도 자못 진지하다. 여성은 갑자기 나타난 사내의 모습에 놀라 금방이라도 도망갈 것 같은 자세다. 하지만 소식을 듣자 곧 받아들이는 눈치다. 상황이 얼마나 심각하든, 둘 사이 강아지는 아무 일 없다는 듯 물을 마시고 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수태고지’를 연상시키는 이 작품은 최형욱 작가의 ‘깨값고지’다. “깨 값이 얼마요”라고 전하는 상황을 그려보자 갑자기 웃음이 배어 나온다. 국민대 출신의 최형욱 작가는 성스럽고 권위있다고 여겨지는 신화화된 대상들과 세속적이고 현실적이며 하찮다고 여겨지는 대상들을 서로 전유시키는 작업을 통해, 일상의 상황 속에서 경험할 수 있는 역설과 아이러니들을 위트있게 표현했다. 일상적이고 세속적인 가치를 돌아볼 수 있게 하는 최형욱 작가의 작품은 평창동 갤러리세줄 ‘See: Saw’전에서 만나볼 수 있다. 오는 27일까지.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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