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대화 성사될까?
북한의 전격적인 북ㆍ미 고위급회담 제의에 대한 미국의 첫 반응은 싸늘했다. 말보다 행동, 신뢰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미국의 이 같은 반응은 지난해 미국이 북한에 24만t 규모의 식량지원을 하는 대신 북한이 장거리로켓 발사와 핵실험 및 영변 핵활동에 대한 모라토리엄(유예)을 하기로 한 2·29 합의가 북한의 장거리로켓 발사로 무산된 이후 미국 조야에 북한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 있기 때문이다.
외교 소식통은 17일 “2·29 합의 무산 이후 합의를 이끌어냈던 글린 데이비스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정부 안팎에서 비판을 받는 등 북한과의 대화 무용론이 확산됐다”며 “어느 누구도 선뜻 책임지고 북한과 대화에 나서자고 얘기를 꺼내기 힘든 분위기”라고 전했다.
다만 미국이 대화를 통한 북핵문제 해결 원칙을 내세우고 있는 만큼, 북ㆍ미 간 물밑접촉을 통해 대화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특히 북한이 한반도 군사적 긴장 완화 및 평화체제와 함께 의제로 제시한 ‘핵 없는 세계 건설’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수상하는 배경이 됐다는 점에서 오바마 정부가 마냥 무시하기만도 어렵다.
이와 관련,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남한에 제기했던 이산가족 문제처럼 핵 없는 세계는 미국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의제”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미국이 대화 전제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는 행동과 관련해 북한이 2·29 합의에서 밝힌 수준 정도에서 입증할 수 있느냐가 북ㆍ미 고위급회담 성사 여부를 가름할 기준이 될 전망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확실한 의지와 그 의지를 입증할 행동을 보이라는 두 가지 조건을 내세우고 있다”며 “이번 중대담화는 비핵화 의지를 어느 정도 보여줬지만 행동에 있어서는 아직도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이어 “북ㆍ미 간 불신의 벽이 높고 입장차가 커 조만간 대화 재개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당분간 말 대 말 싸움을 이어가면서 뉴욕 채널 등 물밑접촉을 통해 북한의 행동과 관련된 입장차를 줄여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신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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