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창문 아래 빈 의자 하나가 놓였다. 천장이 둥근 좁은 실내다. 의자 옆으론 탱탱한 사과 한 알이 보인다. 오붓한 저 공간에서 책 한 권 펼쳐들고 독서 삼매경에 빠져들었으면 좋겠다.
이 작품을 만든 이는 테라코타 작가 백미현(한양여대 교수)이다. 대학졸업 후 35년 넘게 세라믹 조각을 만들어온 백미현은 테라코타 점토로 형상을 빚은 뒤 저화도 가마에서 굽는다. 그런 다음 유약을 발라 서너 차례 더 굽는 방식으로 작품을 만든다. 그래야 재질이 단단해지고, 발색이 제대로 나기 때문이다.
테라코타의 붉은 흙빛 위로 뽀얀 분(粉)의 흔적이 희끗희끗 보이며, 내밀한 공간에 시간의 궤적이 입혀지고 있다. 이 아늑한 실내에선 시간도 왠지 천천히 흐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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