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서울시내 소규모ㆍ영세 사업장의 근무환경이 매우 열악한 것으로 드러났다. 편의점, 패스트푸드점, 주유 소 등 서울내 소규모 사업장에서 일하는 근로자 36%는 법적의무사항인 근로계약서 작성없이 일하며 이들 대부분이 법에 규정된 4대 보험도 보장받지 못한 채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1명은 법정 최저임금(2012년 기준 4580원)도 받지 못했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의 ‘소규모 사업장 취약계층 근로실태 현장조사’ 결과를 16일 공개했다. 시는 이번 조사를 위해 소비자단체 회원과 경력단절여성 등 20명으로 모니터링단을 구성해 편의점, 패스트푸드점, 일반음식점, 주유소 등 취약 근로자가 몰려 있는 지역, 9개 업종 10인 미만 사업장 1789곳을 대상으로 현장방문해 서면답변을 받았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63.4%(1135건)만이 근로기준법상 의무사항인 근로계약서를서면으로 작성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36%(644건)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는다고 답했으며, 무응답이 0.6%(10건)였다. 근로계약서는 고용계약기간, 임금의 금액 및 지급시기, 노동시간, 해고사유 등 근로자의 노동조건이 담겨 있어 산업재해 등을 당했을 때 근로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중요한 문서다. 지난해 법 개정으로 작성이 의무화됐다.

업종별로 프랜차이즈 형태로 운영되는 커피전문점, 패스트푸드점은 대부분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있는 반면 아르바이트가 많은 편의점과 소규모인 일반음식점의 경우 절반가량이 작성하지 않았다.

전체 중 12.2%(218건)은 지난해 최저임금인 시급 4580원보다 낮은 임금을 받았다. 임시ㆍ일용직(아르바이트)이 많은 편의점이 200건으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4대보험 중 1개의 보험에도 가입하지 않은 경우가 62.8%(1123곳)에 달했다. 특히 편의점, 일반음식점, 제과점의 4대보험 미가입률은 73%를 웃돌았다. 종류별 보험 가입 사업장은 산재 627곳(35%), 고용 595곳(33.3%), 건강 567곳(31.7%), 국민 520곳(29.1%)이었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1인 이상의 모든 사업장은 4대 보험에 가입하도록 돼있다.

제대로 쉬지도 못했다. 전체 중 35.8%는 식사를 포함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휴게시간도 누리지 못했다. 근로기준법상 4시간 근무시 30분, 8시간 이상 근무시 1시간의 휴게시간을 이용할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주 15시간 초과 근무시 받아야 하는 주휴수당(대체휴무)을 지급받는 근로자는 22.2%에 불과했다.

시는 부당한 근로처우 개선을 위해 민원접수 전용 창구인 ‘눈물그만’ 을 운영하고 시민명예옴부즈만과 연계한 무료상담을 실시하고 있다. 시는 고용노동부에 근로기준법 위반 업소의 근로감독을 의뢰하고 개선방안 등을 협의할 예정이다.

김명주 시 노동정책과장은 “소규모사업장의 경우 사업주나 근로자 모두 고용제도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며 “노동관련 제도ㆍ권리 등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배포하고 대시민 홍보 캠페인을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Google News Icon
Google News 에서 헤럴드경제 팔로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