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회장이 프로야구 진출이라는 KT의 오랜 꿈을 실현했다. KT는 2007년 현대 유니콘스 인수를 추진했으나 고배들 마셨다. 당시 새로운 유니폼까지 맞추는 단계까지 갔다가 백지화했다. 쓰라린 기억마저 원동력으로 삼으며 목표를 달성한 것이다.
이 회장이 프로야구단 창단에 나선 것은 2년전. 아이폰의 상징되는 스마트 열풍속에서 KT의 미래를 위해 과감히 ‘탈(脫) 통신’의 기치를 내걸었다. 사용자들의 삶 곳곳에 가치를 심어주고, 영향을 미치는 종합 미디어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목표를 설파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프로 스포츠인 야구와 ICT(정보통신기술)를 융합한 새로운 국민 소통채널을 만들어야 한다." 이같은 의지를 다진 이 회장은 김문수 경기지사와 함께 10구단 선정을 위한 최종 프리젠테이션에 직접 참석할 정도로 남다른 열의를 보여줬다. 10구단 유치신청서에는 당초 예상과 달리 200억원의 야구발전기금을 조성하겠다고 밝혀 통 큰 면모도 내비쳤다. 지난 4일 수원야구장 증축ㆍ리모델링 기공식에 참석한 이 회장은 “수원이 아니었다면 프로야구단을 창단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힘을 실어줬다.
이같은 이 회장의 뚝심은 KT를 비난 섞인 ‘공룡’ 기업에서 지금의 대표 ICT 기업으로 변모시켰다. 사실 2000년대 중반까지 KT는 집 전화 사업에 매달리며 급변하는 ICT 환경을 애써 무시해왔다.
그러나 2009년 취임 초 이 회장은 희망퇴직을 통해 직원 6000여명을 줄였고 KT와 KTF의 합병은 두달만에 끝냈다. 그해가 가기 전에 아이폰을 국내에 들여오며 스마트폰 혁명을 이끌었다. 수십년간 KT의 상징이었던 파란색을 버리고 정열적인 붉은색으로 갈아입은 것도 이 회장의 판단이었다.
이미 ICT가 제조는 물론, 금융, 교육, 의료, 물류 등 각 산업분야를 한층 도약시킨 촉매로 작용했듯이 프로야구와 ICT의 컨버전스 역시 국내 프로야구 뿐 아니라 관련 산업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KT는 이미 프로농구와 프로게임을 비롯, 하키와 사격 등 비인기 종목에 대한 꾸준한 운영 노하우를 갖고 있다. 지난해 런던올림픽에서 2관왕을 차지한 사격의 진종오 선수가 특별히 이 회장이 마련해 준 한정판 전용 권총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한 데서 알 수 있듯 섬세한 선수 지원은 정평이 나 있다.
프로야구 진출이란 꿈을 일궈낸 이석채 회장. 그가 써나갈 새로운 ICT 융합의 성공 스토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류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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