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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한 굴착기 기사가 경기도 화성의 한 편의점을 찾았다가 호의를 받은 보답으로 편의점 앞에서 제설작업을 하는 모습. [인스타그램 ‘a.precious_day’ 영상 갈무리]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늦은 밤 폭설 속에 편의점을 찾은 굴착기 기사에게 식사 공간을 마련해 줬다가 ‘엄청난 친절’을 보답으로 받은 사연이 주변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경기도 화성에서 부모님이 편의점을 운영 중이라는 A씨의 사연은 2일 소셜미디어(SNS)에서 확산됐다.

A씨에 따르면 기록적인 폭설이 이어진 지난달 28일 늦은 밤 편의점으로 한 굴착기 기사가 손님으로 찾아왔다. 폭설 때문에 주변 식당들은 모두 문을 닫고, A씨 편의점도 겨우 문만 열어두고 있던 상황이었다.

A씨가 혼자서 제설용 삽으로 눈을 치워보고 있던 차에 굴착기 기사 B씨는 라면과 도시락을 구매한 뒤 “먹고 갈 수 있느냐”며 식사를 위한 자리를 찾았다.

당시 편의점 야외 테이블은 전날 내린 눈으로 무너져버린 상태였기에, A씨는 물건이 쌓인 매장 내 테이블을 정리한 뒤 자신의 계산대 의자를 내어주고 B씨가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그 후 식사를 마친 B씨가 편의점을 떠난 뒤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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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한 굴착기 기사가 경기도 화성의 한 편의점을 찾았다가 호의를 받은 보답으로 편의점 앞에서 제설작업을 하는 모습. [인스타그램 ‘a.precious_day’ 영상 갈무리]

‘눈 좀 치워드리겠다’며 편의점을 나선 B씨가 편의점 인근 도로와 주차장에 가득 쌓인 눈을 굴착기로 깨끗하게 치우고 있었던 것이다.

A씨는 “하루종일 작업 하시느라 밤늦게 식사라도 하러 오신 분을 그냥 보내드릴 수 없어 카운터 의자를 내어드리고 ‘난 좀 서있으면 되지!’ 했는데 과분한 친절로 돌아왔다”며 “한 30분 정도 시간 들여서 완벽하게 (제설을) 해 주셔서 ‘이런 호의를 받아도 되나’ 너무너무 감사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너무 갑작스러워서 커피에 유자차에 주전부리를 좀 챙겨드렸는데 턱없이 부족했다”며 “기사님이 ‘돈 받으려고 그런거 아니여~ 덕분에 편하게 먹었어요’ 하시며 허허 웃으셨는데, 행복만 하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이 영상은 이날 오후 3시 현재 조회수 180만회를 기록하고, 3만4000여 개의 ‘좋아요’가 달리는 등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이런 날 출동하면 최소 60만원 정도 받는다”, “이런 분들은 꼭 돈쭐 나시길 빕니다”, “트랜스포머 같은 느낌이다. 세상을 다 구하고 다니실 것 같다”, “포크레인 기사님도 멋지지만 먼저 호의를 베푼 당신도 멋지다”, “역시 선행은 돌고 도는 법인가 보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따뜻함을 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