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느그(너희) 부모는 그날 하루만 좀 참지”, “뒤지길(뒈지길) 빈다”, “이런 건 또 누가 낳았냐”. (온라인 익명 의사 커뮤니티)
환자 곁에 남아 의료 현장에서 뛰고 있는 의사들을 신상털이와 원색적 비난, 부모 욕설 등으로 공격한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물이 경찰 수사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에게 비난과 저주를 퍼부은 건 다름 아닌 의사들만 활동할 수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로 알려졌다.
2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 한 수련병원에서 일반의로 근무하는 A씨는 자신의 블로그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의사 커뮤니티에서 벌어지는 집단 린치를 폭로한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글에서 “특정 익명의 의사 커뮤니티에서 몇 주간 지속해 실명을 포함한 신상정보 공개, 허위 사실을 포함한 명예훼손, 협박, 각종 모욕과 욕설을 포함하는 극단적인 집단 린치(사적 제재를 비롯해 정당한 법적 절차를 밟지 않은 폭력)를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커뮤니티 게시글을 갈무리한 사진을 올려 자신이 온라인 폭력에 노출돼있다는 사실을 드러냈다.
그는 의료공백이 장기화하자 경제적 이유로 지난달부터 일반의로 일하고 있는데, 이때부터 괴롭힘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의사들만이 가입할 수 있는 커뮤니티에서 A씨의 출신 학교와 소속, 이름 초성 등을 밝힌 뒤 무차별로 비난을 가하는 행태가 이어지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의료계 커뮤니티가 과도한 익명성을 빌미로 이런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국회 국민동의 청원 게시판에 해결을 요구했다.
그는 “저는 매주 올라오는 게시글을 통해 조롱당하며, 지금도 극심한 모욕과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며 “가해자들이 활동한 플랫폼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관련 법 개정을 통해 익명 커뮤니티에서도 피해자가 가해자를 특정하고 법적 도움을 받게 해 달라”고 호소했다.
복지부도 즉각 대응에 착수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게시글을 확인해 서울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며 “본인도 고소장을 접수했다고 돼 있지만 신속한 수사 착수를 위해 복지부 차원의 수사 의뢰를 결정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