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尹탄핵소추안 2차 표결
권성동, 의총서 ‘표결 참석’ 제안
“찬성하는 분들은 침묵”
당론 반대 기류 속 ‘자율투표’ 요구도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국민의힘이 14일 오후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실시될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2차 표결에 참석할 전망이다. 다만 ‘찬반’ 당론을 놓고선 이견이 쏟아지고 있다.
4선의 권영세 의원(서울 용산)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의원총회 도중 기자들을 만나 “권성동 원내대표가 개인 의견을 전제로 투표장에는 참가하자, 이런 얘기를 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거기에 대해 아직 결론을 내리진 않았는데, 그 외에 다른 부분은 결정된 게 없다”라고 덧붙였다.
6선의 친한(친한동훈)계 조경태 의원(부산 사하을)도 기자들을 만나 “아마 표결 참여 쪽으로 가는 부분은 의원들이 동의를 하는 것 같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 앞서 한동훈 대표를 만나 표결 참석 의견에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는 지난 12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탄핵 찬성’ 입장을 밝혔고, 의원들이 14일 표결에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 대표는 이날 국회 출근길 ‘탄핵 찬성 1인 시위’를 이어가는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초선·울산 남갑)과 마주치자 자신의 목도리를 벗어 건네기도 했다. 한 대표는 표결 전망을 묻는 취재진 물음에 “오늘은 우리 모두 대한민국과 국민만 생각해야 한다”라고 답했다.
다만 탄핵안 찬반 당론을 정하는 문제를 놓고 의원총회에서는 토론이 벌어지고 있다. 조 의원은 “찬성하는 분들과, 반대하는 분들의 입장들이 좀 극명하게 차이가 있다”라며 “현 시점을 보는 시각들이 상당히 온도차가 크다”라고 말했다. 그는 “찬성하시는 분들은 주로 마음의 결심들이 섰기 떄문에 침묵하는 그런 부분”이라며 “반대하는 분들이 이제 설득하려고 하고 있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7일 1차 표결에서 한 차례 ‘부결(반대)’ 당론을 정한 바 있다. 당론 변경을 위해서는 당헌상 재적의원의 3분의 2(72명) 이상이 동의해야 한다. 의원총회에 참석한 한 의원은 “부결로 흐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또 다른 의원은 통화에서 “소수지만 당론을 정하지 말고 자율투표를 하자는 의견도 나왔다”라고 말했다.
반대 의견은 주로 친윤(친윤석열)계와 중진들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5선의 윤상현 의원(인천 동·미추홀을)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정말 이 상황까지 오게 된 것에 대해 진정 국민과 당원들께 죄송스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라면서도 탄핵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윤 의원은 “저는 윤석열 대통령 개인을 지키려고 하는게 아니다”라며 “무도한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에게 정권을 헌납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5선의 나경원 의원(서울 동작을)도 의원총회가 진행되던 중 페이스북에서 “거리의 외침에 빠르게 응답하는 것만이 성숙한 민주주의일까. 과연 그 외침이 국민 모두의 생각일까”라며 반대 입장을 거듭 밝혔다. 나 의원은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탄핵을 당하기 전, 국회 차원의 조사가 진행된 점을 언급하며 “형식적 절차의 성숙이 민주주의의 성숙”이라고 적었다.
국민의힘이 당론과 별개로 2차 표결 참석을 최종 결정할 경우 탄핵안 가결 가능성은 크게 높아진다.
국민의힘에서는 앞서 비윤계 안철수(4선·경기 성남분당갑) 의원과 김재섭(초선·서울 도봉갑) 의원, 친한(친한동훈)계의 조경태 의원과 김예지(재선·비례) 김상욱 진종오(초선·비례) 한지아(초선·비례) 총 7명이 공개적으로 탄핵 찬성 입장을 밝혔고, 침묵을 지키는 찬성파도 적지 않다.
1차 표결 때도 찬성표를 던졌던 안 의원은 이날 오전 입장문을 내고 “저는 오늘 대한민국의 무너진 헌정질서를 바로 세우고 민생, 경제, 외교의 조속한 안정을 위해 국민의 뜻에 따라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표결에 찬성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