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같은 영화에 출연했던 것을 계기로 결혼에 골인한 배우 장동건과 고소영을 보면 선남선녀를 바라보는 데서 오는 ‘흐뭇함’도 있지만, 같은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끼리 만나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클래식 음악계에도 같은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끼리 사랑에 빠져 결혼에 골인한 예가 많다. 그 중 첼리스트 자클린 뒤 프레와 지휘자 겸 피아니스트 다니엘 바렌보임의 러브 스토리는 비극으로 끝나 더욱 슬프게 다가온다. 영국이 낳은 전도유망한 첼리스트 자클린 뒤 프레는 유대인인 다니엘 바렌보임과 결혼하기 위해 개종까지 했을 만큼 불같은 사랑을 했다. 하지만 그녀는 다발성경화증이라는 병에 걸려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고통스러운 투병 기간 동안 바렌보임은 그녀의 곁을 떠나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결국에는 임종을 지켰다고 한다. ‘건반의 여제’ 마르타 아르헤리치는 젊은 시절 지휘자 샤를르 뒤트와와 결혼했다. 하지만 당시 떠오르는 스타로 각광받던 이 두 사람의 결혼은 불과 4년 만에 종지부를 찍고 말았다. 하지만 아르헤리치와 뒤트와는 그 후에도 무대 위의 ‘절친’으로 남아 환상적인 연주 호흡을 보여주고 있다. 연주뿐만 아니라 연기까지 함께하는 오페라계에서는 더 많은 커플들이 탄생하는 모습이다. 그 중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와 테너 로베르토 알라냐의 결혼은 이들이 출중한 실력뿐만 아니라 뛰어난 외모까지 소유한 성악가들이라는 점에서 큰 화제를 모았었다. 이들은 함께 내한하여 공연한 적이 있는데, 애정이 넘치는 모습을 선보여 수많은 팬들의 질투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오페라계의 또 다른 ‘완소 커플’은 현재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소프라노 안나 네트렙코와 베이스-바리톤 어윈 슈로트다. 러시아 출신의 안나 네트렙코는 실력과 연기력, 외모 삼박자를 모두 갖춘 최고의 디바로 각광받고 있다. 우루과이 출신의 남편과는 함께 공연하면서 사랑에 빠져 속도위반으로 결혼 몇 달 후에 아들을 출산하기도 했다. 이처럼 많은 음악가는 예술과 함께 사랑을 꽃피워 오고 있다. 예술로 시작해 사랑으로 결실을 보다니, 이런 행운이 또 있을까. 이렇게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은 이들이 앞으로 보여줄 활약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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