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침체 속 ‘싼 가격’이 분양시장 최대 흥행 카드로 떠오르면서 건설사들이 속속 분양가 다이어트에 돌입하고 있다. 이에 한동안 불붙었던 아파트 호화경쟁이 군살 쏙 뺀 실속전으로 전환되고 있다. 총 공사비의 2~5%를 쏟아붙던 고품격 조경이 단출해지고, 휘황찬란했던 옥탑 구조물 및 경관조명도 빠르게 사라지는 추세다. 최근 지방에서 1100가구 규모의 대단지 공급을 진행하고 있는 대형건설사 A사는 이례적으로 단지 트레이드마크격인 옥상 장식물을 싹 없앴다. 저층부 외벽마감도 값비싼 화강석 대신 디자인적 요소를 가미한 패널로 대체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프리미엄 이미지 실추가 우려되지만 분양가에 따라 성패가 좌우되는 지방시장의 특성을 고려, 특단을 내렸다”며 “경관조명, 옥상구조물 등 외관디자인을 간소화하면 동당 2~3억원 가량의 공사비용이 줄어든다”고 귀뜸했다. 중견업체 B사도 지난해부터 수도권 사업장을 중심으로 측벽 마감시, 석재 대신 페인트 도색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한푼이라고 시공원가를 절감해, 분양가 인하와 수익성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다. 아파트 내부 인테리어도 거품빼기가 한창이다. 비싼 원목 문짝은 속속 합판목으로 교체되며, 비용상승이 발생하는 주방ㆍ현관 대리석 마감을 폴리싱 타일로 대체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 거실 아트월, 원목마루를 뺀 신규상품도 줄잇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보급형 마감재 전환 등을 통해 전용 84㎡기준으로 가구당 100만~200만원 가량을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중견건설사 관계자는 “고분양가 책정시, 대규모 미분양 사태가 불보듯한 상황에서 프리미엄 이미지만 고수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높아진 소비자의 눈높이를 충족하는 동시에 저렴한 분양가도 확보하는 절충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공순위 10위권의 C사는 수도권 1500세대 사업장의 지하주차장을 1개층으로만 구성했다. 이를 통해 9만 6000㎡ 초대형부지의 이점을 적극 활용하는 동시에 경비 절감효과도 봤다. 빅모델들의 항연장이었던 아파트 광고시장에서 김태희(대우건설), 이영애(GS건설), 고소영(현대건설) 등 톱스타가 줄줄이 하차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건설사들은 유명 연예인의 화려함보다 상품(아파트) 자체의 기능을 강조하는 실용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각에서는 고급화대신 ‘조망권 특화’를 택하기도 한다. 포스코건설은 인천 송도국제도시 5공구 Rc3블록에서 ‘송도 더샵 그린스퀘어(1516가구)’를 공급하면서 설계를 애초 14개동에서 12개동으로 줄였다. 이를 통해 송도지역 최초로 인근 단지의 절반수준인 9%대의 건폐율을 적용하고 단지 심장부에 축구장 2.5배 규모의 중앙오픈공간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수익성까지 내놓으며, 조망권, 개방감 및 쾌적성 확보에 나선 셈이다. ‘한강신도시 계룡리슈빌(572가구)’도 최초 계획된 7개 동을 6개동으로 설계변경한 사례다. 김민현 기자/k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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