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의 중소기업 특허 침해는 약탈이나 다름없다. 중소기업이 온갖 고생 끝에 출원한 특허를 멋대로 침해ㆍ유용ㆍ도용하고 ‘배 째라’ 식으로 버틴다. 소송에 지면 ‘쥐꼬리’ 보상이 고작이다. 이래 갖고 동반성장은 요원한 대기업의 횡포가 아닐 수 없다. 중국, 미국, 일본에 이은 특허 출원 세계 4대 강국 명성과 달리 특허권 보호엔 구멍이 숭숭 뚫렸기 때문이다. 일정 기간 배타적 권리를 확보, 경쟁 상대보다 기술적 우위를 누릴 수 있는 특허는 미래 성장동력의 원천이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세기적 특허 소송도 이와 무관치 않다. 하지만 특허 출원의 안전벨트인 우리의 특허권 보호는 너무나 허술하다. 디지털 CCTV 기술로 지난해 1000억원 매출 중소기업도 제품 완성 전 특허 출원은커녕 논문 발표마저 기피할 정도다. ‘비밀 개발’을 할 수밖에 없는 중소기업의 특허 도용 공포를 짐작케 한다. 대기업의 기술 착취는 가히 전방위적이다. 기술 유출을 경험한 중소기업이 전체의 15%를 넘고, 최근 3년간 그 피해액만 4조2156억원에 이른다. 더구나 중소기업은 소송에 이기기 어렵고 이겨도 남는 게 없다. 특허권자 승소율은 미국 59%, 프랑스 55%의 절반인 25%에 그치고, 건당 평균 배상액도 미국은 180만달러, 일본과 프랑스는 각각 20만달러가 넘지만 한국은 5000만원이 고작이다. 건당 평균 피해액 19억3000만원은커녕 소송 비용도 건지기 어려운 구조다. 특허를 베낀 대기업 상대의 특허 관련 소송이 제도적으로 잘못돼 있다는 의문이 든다. 이제는 정당한 대가를 주고 특허를 사용하는 사회적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글로벌 시대 공정사회 구현을 위해서도 더욱 그렇다. 올해 도입한 징벌적 3배 손해배상도 대기업에 매출장부 제출을 의무화하고 특허를 빼내지 않았다는 입증 책임을 물리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정부는 중소기업 보호 차원에서 특허 침해 소송 등에 필요한 비용과 피해 보상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특허 소송뿐만 아니라 특허 침해 소송에도 변리사가 대리인으로 참여하도록 하는 변리사법 개정이 시급하다. 정치권은 변호사들의 집단 이기주의에 더 이상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 중소기업 CEO들도 연계특허 확대, 체계적 특허 관리 등 보다 세심한 ‘특허 전략’을 세우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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