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명예기부자법, 일명 ‘김장훈법’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키로 했다. 가수 김장훈 씨처럼 평소 기부를 많이 한 사람이 노후에 어려움을 당하면 국가가 책임진다는 것이 골자다. 기부문화 확산에 촉매제가 될 수 있는 반가운 법이다. 기부는 국가의 손길이 닿지 않는 사회 구석구석까지 밝혀주는 소중한 사랑의 실천이다. 사회 양극화와 계층 간 갈등 해소에도 기여하는 바 크다. 이런 기부자를 예우하고 어려울 때 국가가 보살피는 것은 당연하다. 상생과 기부는 우리 사회를 관통하는 시대정신이다. 우리 사회가 건강해지려면 보다 많은 다양한 형태의 자발적 참여자가 늘어야 한다. 최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몽준 의원의 ‘통 큰 기부’가 화제가 되고 있지만 이들의 기부행위는 좀 더 일찍 나왔어야 좋았다. 사회적 분위기에 떠밀리다시피 나온 것은 유감이다. 그동안 큰돈은 아니어도 기부 대열에 동참하는 사람이 급증하는 추세를 보라. 평생 모은 1억원 미만의 재산을 과감히 기부하는 80대 서민들의 기부행위에 우리 재벌들은 그저 기업 돈을 찔끔 내는 게 고작 아니었던가. 일부 기업에서 전개되고 있는 급여 끝전 모으기 등은 취지에 비해 너무 인위적이다. 기업주가 나서야 한다. 미용, 요리, 예술 등 개인 능력을 나누는 재능 기부자들은 나름 의미가 크다. 이제 기부문화를 한 단계 끌어올리려면 제도적 장치로 뒷받침해야 한다. 기부 의욕을 꺾는 세제 등 걸림돌을 즉각 치우기 바란다. 기부금을 일방적 증여로 보는 법 적용으로 수백억원을 출연, 설립한 장학재단이 파산 지경에 몰리는 일이 실제 벌어지고 있다. 불법, 부정 증여자를 잡는 세법이 선의의 기부자를 잡아선 안 된다. 기부금에 대한 소득공제를 키우고, 부동산·미술품·자동차·귀금속 등 현물도 시가로 계산해 세금혜택을 주는 미국의 세제를 원용할 때가 됐다. 우리 국민 한 사람당 평균 기부액은 17만원, 국내총생산(GDP)으로 환산하면 0.5% 남짓이다. GDP 기준으로 미국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많이 달라지고 있다지만 막상 기부에 나서려면 주저하는 게 우리 현실이다. 노후생활 걱정이나 현재 기업 운영의 장래를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법적 보완으로 이런 불안을 씻어주는 게 시급하다. 특히 연말연시 사진 찍고 생색내는 기업의 기부 행태는 시정해야 한다. 사상 최대 이익을 남겼는데도 기부는 오히려 줄었다는 최근 통계는 부끄러운 기업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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