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ㆍ월드컵과 함께 3대 세계 스포츠제전으로 불리는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9일간의 열전을 끝내고 4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는 세계 육상계 세대교체라는 격변의 가운데 다채로운 이야깃거리를 쏟아냈지만, 무엇보다 우리 안방에서 세계적 스포츠 스타들의 활약을 지켜봤다는 점은 기대이상의 수확이었다. 비록 한국 육상이 세계적인 스타들과는 아직 보폭부터 차이가 크지만 큰 대회를 경험한 것이 앞으로 육상계 발전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아졌다는 평가다. 물론 9일 간의 대장정 가운데는 곳곳에서 명암도 크게 엇갈렸다. 한국은 또 다시 메달사냥에 실패하면서, 캐나다 스웨덴에 이어 세 번째 ‘노(No)메달’ 개최국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한국은 국내 비인기종목인 육상의 저변확대를 위해 앞으로 육상 신인 발굴이라는 과제도 짊어지고 가야할 숙제로 남았다. 반면에 유병훈(39)과 정동호(36·삼성카드)가 장애인 육상 휠체어 400m경기에서 은메달과 동메달을 따내면서 대표팀의 못이룬 꿈을 대신 했다는 점은 박수를 받기에 충분했다.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기존 경기장을 개보수해서 사용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필요시설도 대부분 국비나 민자 유치로 충당했다. 하지만 2300억원에 가까운 적자가 났으면서도 ‘경제효과를 감안하면 흑자’라는 논리는 설득력이 없다. 동원관중 문제도 경기내내 도마에 오른 단골메뉴였다. 이번 대회는 결국 쉽게 볼 수 없는 대형이벤트를 국내팬들에 선보였다는 점에서는 절반의 성공을 거뒀지만, 향후 지자체들의 무분별한 국제 스포츠유치는 어떤한 형태로든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높다. F1이나, 아시안게임, 유니버시아드 유치를 각 시도들이 지자체의 업적으로 착각해, 마구잡이로 유치한 뒤 결국 중앙정부에 손을 벌려 세금을 축내는 방식은 곤란하다. 단체장의 선심성 홍보성 사업이 아닌지 내부검증 시스템을 마련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고, 꼭 필요한 대회인지도 충분히 검토하는 과정이 절실해보인다. 심형준 기자 cer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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