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인문학 결합 추구
IT기기에 인간애 숨결 넣어
직원들과 정기적 휴양지PT
B급 인재 넘치지 않게 경계
오바마에 교육개혁 등 제안
애플TV 안방혁명 그리기도 “스티브 잡스는 특정 부서에 지원한 면접자들을 해당 부서 관리자가 아닌 회사 수뇌부가 만나도록 했다. 그러고는 수뇌부들이 따로 모여 대화를 나눴다. 이유에 대해 그는 ‘머저리가 급증하지 않도록’이라고 일갈했다.”
디지털 세상에 살고 있으나 고립되지 않도록, 직접적인 만남을 열렬히 신봉한 스티브 잡스. 그는 과학기술과 인문학의 만남이라는 인간미가 넘치는 혁신을 디자인과 디테일이라는 특유의 집착과 장인정신으로 완성했다. 25일 예정보다 한 달 앞서 출간될 ‘i스티브: 잡스의 책(iSteve : The Book of Jobs)’에는 PC,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뿐 아니라 피드백이 가능한 디지털 교육과 누구나 사용하기 쉬운 TV도 혁신 대상이었다는 내용이 그의 지난 삶과 함께 담겨 있었다.
▶애플의 혁신은 ‘과학기술+인문학’= 잡스는 “애플이 아이패드 같은 제품들을 만들 수 있는 것은 우리가 늘 과학기술과 인문학의 교차점에 서려고 노력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애플의 제품은 깊은 인간애가 들어가 있어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원조 맥 개발에 참여한 최고의 사람들 가운데는 시인이나 음악가로 활동해도 먹고 살 수 있는 사람들이 상당수 있었다”며 “미켈란젤로의 경우 조각하는 법뿐 아니라 채석 방법에 대해서도 잘 알았다”고 강조했다.
잡스가 가장 좋아하는 금언이라는 ‘여정 자체가 보상이다’처럼 애플의 혁신에는 보이지 않는 곳까지 디자인과 디테일에 최선을 다하는 그의 집착과 장인정신이 숨어있다. 그가 인쇄회로기판과 제품 포장용 박스, 그리고 투병생활 중 산소마스크 디자인까지 집착했다는 일화는 이미 유명하다. 그는 “멋진 디자인과 심플한 기능을 저렴한 가격과 결합하는 일을 좋아한다”고 즐겨 말했다.
▶선택과 집중 “우리가 할 일은 3가지”= 잡스는 1년에 한 차례씩 가장 소중한 직원 100명을 뽑아 휴양지로 데려갔다. 행사 막바지에는 이들 ‘톱 100’과 함께 화이트 보드 앞에 섰다. 그는 “우리가 앞으로 해야 할 일 열 가지는 무엇일까요”라고 물은 뒤 경쟁적으로 나온 제안을 적었다. 형편 없는 것은 줄을 그어 지우고, 한참 뒤 10개의 아이디어 가운데 다시 7개를 지웠다. 그러고선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이 세 가지뿐입니다”라고 강조했다.
브레인스토밍뿐 아니라 특유의 프레젠테이션(PT) 준비도 치열했다. 각각의 슬라이드를 예닐곱 번씩 수정하고, 발표 직전까지 세 가지 버전을 놓고 고민했다. 잡스의 아내 로렌 파월은 “발표 예행연습을 한 차례 한 다음, 한두 가지 단어를 바꿔 처음부터 다시 예행연습을 했다”고 전했다. 채용에 있어서도 꼼꼼했다. 그는 “A급 선수들은 A급 선수들과 일하길 좋아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철저한 면접을 통해 회사에 2류 인재가 넘치는 것을 경계했다.
▶못 이룬 꿈…교육 개혁ㆍ애플 TV = 결국 마무리를 하지 못했지만 잡스는 교육 개혁과 새로운 TV 개발에도 관심이 많았다. 교육의 경우 그는 아이패드용 커리큘럼 교재와 전자 교과서를 만들어 학생들이 책가방을 메고 다니느라 척추가 휘는 것을 막고 싶었다. 빌 게이츠와 마지막 3시간 만남에서도 그는 교육에 대해 몇 가지 질문을 던졌고, 두 사람은 학생들이 혼자서 강의 동영상을 보며 수업을 받고 교실에선 토론과 문제 해결이 돼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그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도 ▷학교장은 능력에 따라 교사를 고용ㆍ해고해야 하며 ▷학교가 오후 6시까지는 문을 닫지 않고, 1년에 11개월 수업을 진행해야 하며 ▷모든 책과 교재와 평가는 디지털을 이용한 쌍방향 맞춤 형태가 돼 실시간으로 피드백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잡스는 또한 컴퓨터와 뮤직플레이어, 휴대전화에서 달성한 것을 TV에서도 적용하려고 노력했다. 잡스는 “아주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통합적인 텔레비전을 만들고 싶다. 모든 기기들 그리고 아이클라우드와도 막힘 없이 호환되는 그런 텔레비전”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대연 기자 @uheung>
sonamu@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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