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ㆍ중ㆍ일 부동산시장의 현황분석은 시장변화와 사전대응이라는 차원에서 의미가 크다. 향후 흐름의 방향성과 사업패턴, 투자흐름을 예상한 대응정책 개발이라는 차원에서 보면 더욱 그렇다. 지난 20일 국민은행지주 경영연구소 주최, 한ㆍ중ㆍ일 주택시장의 구조적 변화 진단 및 전망 세미나는 이 같은 차원에서 시사하는 바 크다. 예컨대 일본 부동산시장은 고도성장에 따른 80년대의 광란기를 거쳐 90년대 버블 붕괴, 이후 2000년대 들어 쇠락기를 맞고 있다. 부동산이 안전자산이 아니라 리스크 자산이라는 인식변화에 10년이 걸렸다. 소유형 사업전개 방식이 이용 중심으로 바뀌고 도시 재생이 적극 추진되고 있는 것도 쇠락기에 나타난 현상이다. 오는 2015년을 정점으로 세대수가 감소하고 가계소비가 축소, 재차 시장에 악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여기에 고령화 급진전 등은 주택과 주거 관련 지출 감소를 초래, 시장의 탄력을 더욱 떨어뜨리게 된다. 지난 70년대 연간 191만가구에 달했던 주택건설 규모가 지난 2008년에는 104만가구, 오는 2015년에는 90만가구(착공 기준)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를 잘 대변해준다. 존재를 의심받고 있는 아파트(맨션)시장은 더욱 심각하다. 버블 붕괴 후 97년까지 감소했으나 도심회귀, 저렴한 가격으로 1998~2004년까지 높은 수준의 증가 및 안정세를 유지, 연간 8만가구 분양이 이뤄졌다. 그러나 2006년부터 재차 축소, 2009년 4만가구에 불과했다. 도심지가가 다시 오르고 자재ㆍ인건비 증가 등이 직접적인 원인이다. 환경은 다를 수 있지만 우리의 미래를 보는 듯하다. 중국 시장은 일본의 70년대 정도로 젊다. 지난 80년대 부동산시장 형성 및 초보발전기를 지나 90년대 과열발전단계와 조정을 거쳐 2000년대 재차 급속성장기를 맞고 있다. 2008년 이후 다소 불안한 상황을 보였으나 2009년 전국 70개 도시 주택평균 매매가가 20% 이상 오르는 등 활황세가 지속되고 있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집값 억제 정책에도 향후 도시화, 인구증가 등에 따른 수요증가로 가격상승은 지속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우리의 지난 90년대 상황과 유사하다. 이 같은 양국의 상황은 2008년 이후 과도기를 맞고 있는 한국 주택시장에 사뭇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대량공급, 가격불안시기를 지나 주택 리스크 상승과 소가구 증가, 노령화 및 베이비붐 세대 은퇴, 주택노후화 등으로 인한 시장의 구조적 변화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중국의 젊은 시장에 우리가 이를 흡수할 수 있는 대응책도 필요하지만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사전 대처하는 게 더 중요하다. 일본의 쇠락기 실험을 거울삼아야 한다. 가장 핵심적인 사안은 수요 감소다. 일본은 쇠락기 몸살을 치유하기 위해 다양한 경기 부양책과 주택시장 활성화를 도모해왔다. 하지만 신규주택 착공 수가 과거 절반 수준에 그치고 수도권 분양주택 판매건수는 급격히 줄고 있다. 수요가 증가하던 임대주택 역시 도쿄의 공실률이 8~10%대로 지방보다 높다. 주택업계 및 관련산업의 폐해 역시 심각하다. 엉거주춤 대응하는 우리의 미래를 보는 듯하다. 주택 유효수요 감소에 대응한 수급 및 관련산업, 업계의 재편방향에 대한 심각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 아울러 주택업계도 이에 걸맞은 포트폴리오 재구축은 물론 조직 및 관리, 고객과의 의사결정 시스템을 확보해야 한다. 경기 탓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투자 역시 마찬가지다. 주택상품별 차별화가 심화된다는 것은 주택마저 리스크 자산일 공산이 커지는 것이다. 과도한 투자를 지양해야 함은 물론이다. 매매가격 상승이 낮아지면 월세 공급자의 니즈는 더욱 증가할 것이며, 1인가구 증가 등은 소형 임대주택 수요를 폭발적으로 증가시킬 것이다. 주택 노후화에 대응한 재개발, 재건축 수요와 다양한 금융 개발이 필요하다. ch100@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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