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실이 내놓은 검ㆍ경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정치권이 “국회 입법권을 무시하는 행태”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경찰의 내사 사건에 대해 검찰이 사후 통제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부분에 대해 여야가 한 목소리로 정부를 비판했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24일 “검찰이 경찰의 내사까지 수사지휘하겠다는 것은 적절치 않다. 내사사건은 경찰에게 전권을 주는 것이 옳다. 총리실의 수사권 조정안은 이 부분에 한해 재검토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현 대변인도 “경찰에 재량권을 주는 형태로 형소법을 고쳤고 시행령을 정부에 위임한 것인데 시행령이 거꾸로 갔다”면서 “이는 국회의 입법권을 역행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야권의 입장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금도 수사권ㆍ영장집행권 등을 모두 검찰이 독점하고 있는데 검찰의 경찰 통제 권리를 더 강화하겠다는 것”이라며 “정부가 일방적으로 검찰 편을 들었다”고 비판했다.
국회는 지난 6월 사법개혁특별위원회의 법조개혁안을 기초로 통과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통해 경찰에 수사개시권을 부여한 바 있다. 개정 형소법은 당시 경찰 수사권 독립의 기틀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국무총리실이 22일 경찰의 내사 권한을 대폭 축소하는 내용 등을 담은 자체 강제조정안을 발표할 것이라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조현오 경찰청장을 비롯한 일선 경찰들의 큰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정치권도 이튿날 행안위 전체회의에서 이 부분을 집중 성토했다. 이날 회의에서 행안위는 조정안이 국회의 형소법 개정 취지와 달라져 검찰의 입장을 더 많이 반영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국무총리실에 관련 대통령령의 입법예고 유예를 요구했다.
한편 정부는 대통령령으로서 입법예고된 조정안을 내달 1일 차관회의와 그 이후 국무회의를 거쳐 확정되기까지 최대한 여론을 수렴해 결정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하지만 여야의 반발이 법제화 과정에 반영될 수 있을 지는 불투명하다. 정부 관계자는 “조정안에 다시 손을 댈 경우 그동안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며 난색을 표했다. 실제 내사 문제를 다루는 ‘검사의 사법경찰관리에 대한 수사지휘 및 사법경찰관리의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안’은 국무회의 의결로 확정되는 대통령령이라 국회의 의견이 반영될 지 미지수라는 지적이다.
<양대근 기자 @bigroot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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