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하던 일이 벌어졌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우리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 국제수지로 나타나고 있다. ‘20개월 연속 흑자, 1년 만최대’라는 국제수지 성적표는 오히려 심각한 경고신호로 받아들여야 할 상황이다. 지표로만 보면 한국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양호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걱정이 태산이다. 내수부진 속에서 수출의 동반 둔화까지 우려되기 때문이다. 한은에 따르면 10월 중 경상수지 흑자는 42억3000만달러. 수입 감소폭이 수출보다 큰 탓이다. 실제 올해 1~10월 자본재 수입(통관기준)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평균 9.6%로 나타난 가운데 10월에는 전년 같은 달 대비 마이너스 3.9%를 기록했다. 소비재 수입 역시 1~10월 28.4%의 평균 증가율을 보였으나 지난달에는 17.3%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한은 관계자는 이에 대해 “10월 계절적으로 수입이 줄어드는데다 국내 기업의 해외생산 비중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자본재 수입도 함께 줄었다”고 설명했다. 수출과 수입이 모두 줄어드는 가운데 수입이 더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발생하는 ‘불황형 흑자’라고 단언하긴 이르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도 “유로존 재정위기의 영향이 없다고 할 수 없다”고 인정한다. 결국 유럽발 재정위기로 우리나라 수출전선에 빨간불이 켜진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전년 동기 대비 10월 주요 지역별 수출 증감률을 보면 유럽연합(EU)과 미국 지역의 수출은 20.3%, 3.6% 각각 줄었다. 중남미를 제외한 일본과 동남아ㆍ중국ㆍ중동 지역 수출 증가율은 뚜렷한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통관기준 수출과 수입액 잠정치는 284억1600만달러, 285억6500만달러다. 지난해 같은 기간(265억3200만달러, 275억7100만달러)보다 각각 7.1%, 3.6%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 10월 수출액이 8.0% 늘면서 2009년 10월(-8.5%) 이후, 수입액은 15.6% 증가해 2009년 10월(2.4%) 이후 각각 최저 증가율을 보인 데 이어 나타난 것이다. 한은은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250억달러의 경상수지 흑자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조동석 기자/ds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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