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반 친구들의 시달림을 견디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중학생 김모 군 사건이 충격적이다. 김 군은 가해자들의 인터넷 게임과 숙제를 대신 해주고, 옷과 용돈 바치기는 물론 툭하면 온몸에 멍이 들 정도로 폭행에 시달렸다. 또 부모가 맞벌이로 빈 김 군 집을 점령군처럼 찾아가 제왕처럼 군림하며 괴롭혔고 심지어 물고문까지 했다고 한다. 사건을 조사한 경찰관이 “조폭보다 더하다”고 할 정도였다. 더 놀라운 것은 가해학생들은 마치 리모컨으로 조종하듯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해 분 단위 행동지침까지 내리는 등 상상을 초월한 괴롭힘이다. “잠을 자지 말고 따를 것”을 지시하고 말을 듣지 않으면 뒷날 학교에서 폭행을 가했다고 한다. 삭제된 문자메시지를 복원해보니 가해자들은 하루에 적게는 3∼4건, 많게는 40∼50건씩 이런 메시지 지시를 보내 못살게 굴었다. 김 군으로선 더 이상 도망갈 곳도, 숨을 곳도 없는 공포와 불안감에 휩싸였고, 결국 극단적 행동을 한 것이다. 이번 사건은 지금껏 보아 온 집단따돌림이나 학교 폭력을 넘어선 최악의 범죄로 단호하고 강력한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무엇보다 일선 학교의 학생 지도와 관리에 대한 대대적인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 이번 사건만 해도 해당 학교에서 학교 폭력에 관한 설문조사를 두 차례나 했지만 그 시간 교내에서 이런 끔찍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누구도 알지 못했다. 사건이 확산되자 해당 교육청은 학교 폭력과 괴롭힘 실태 파악을 위한 학생 설문조사와 신고 시스템 마련 등의 대책을 내놓았으나 실효성은 전혀 없어 보인다. 오히려 설문 등을 통해 교내 폭력 사실이 드러나면 학교는 문제 가리기에 급급하고 피해 학생이 더 따돌림을 받고 결국 학교를 떠나는 것이 우리의 현주소다. 재발방지 대책은 두 가지 관점에서 진행돼야 한다. 우선 대폭 강화된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다시 마련하고 이를 대학입시 등에 반영하도록 제도화해야 한다. 이와 병행해 가해학생 학부모와 학교 측에도 민사상 배상은 물론 형사적 책임까지 강력히 물도록 해야 한다. 어린 학생들의 일이라고 매번 온정적으로 어물쩍 넘어가다 결국 이 지경까지 왔다. 공연히 남을 괴롭히면 엄청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것을 이젠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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