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병진의 무거움을 사유리의 가벼움이 어느정도 희석시켜 준 것 같다.
한 번 보고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26일 방송된 MBC ‘주병진 토크콘서트-붉은소파’에 투입된 사유리는 자신의 역할을 해냈다.
사유리는 솔직하고 엉뚱한 게 매력이다. 이 점은 아무리 개그감각이 뛰어나도 경직돼 보일 수밖에 없는 주병진과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상호보완적인 조화를 이뤘다.
사유리의 솔직함의 압권은 여자친구와 결별하고 혼자 이별여행을 하러 온 남자의 말을 뒤집어버리는 것이었다. 그 남자가 영상편지를 통해 애인에게 “이제는 보내주겠다. 잘 지내라. 사랑한다”고 전하자 사유리가 그 남자에게 답답하다는 듯이 “그냥 사랑한다고 하면 되지 않나? 사랑해 연락해줘. 난 기다릴 수 있다. 이런 식으로 말하면 안되냐”고 말했다. 그런데 그 남자가 사유리의 충고를 그대로 받아들여 “TV를 보게되면 마음을 바꾸고 연락해 달라. 나는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이것이 그 남자의 솔직한 심정이었다. 아마 주병진과 이병진이라면 상황을 이렇게 만들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가하면 사유리는 21살 위인 주병진에게 커피 심부름을 시키고, 주병진은 군말없이 수행하는 모습도 재미있었다. 사유리는 “(당신이 과거 유명했던 것, 나는 잘 모르겠고) 빨리 커피 사오세요”라고 직설적으로 말했다. 후배 위에 군림하는 듯한 이미지를 지닌 주병진이 후배에게 당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예능적인 재미가 나왔다.
사유리는 어떠한 진지한 상황도 ‘유희’와 ‘엉뚱’ ‘발랄’로 맞받아칠 수 있다. MBC ‘생방송 금요와이드’의 ‘식탐여행’ 코너에서 솔직한 맛평가로 인기를 얻고있는 사유리에 대해 이 프로그램 메인 MC 남희석은 “사유리가 4차원의 엉뚱녀라는 컨셉만으로 코너를 혼자 끌고갈 수 없다. 뛰어난 방송감각을 지니고 있다”고 평했다.
사유리는 지나치게 솔직하고 과감하며 과장돼 보이는 것 같아도 사이사이 한국과 일본의 비교문화사적 관점을 제공하기도 한다.
<서병기 기자>/wp@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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