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국민경선제 도입을 골자로 한 새누리당의 ‘경선 룰’ 논란이 2라운드로 접어들고 있다. 하지만 ‘속시원한 답’은 보이지 않고 있다. 야권 대선주자들이 출사표를 쏟아내며 역동적인 대선체제로 전환 중이지만 새누리당은 ‘집안 싸움’ 단속에 밖으로 시선을 돌리지도 못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황우여 대표가 경선 룰 논의기구 구성을 제안, 정몽준ㆍ이재오ㆍ김문수 등 비박 3인방을 달래며 중재자로 나섰지만, 비박 주자들은 “진정성이 없다”며 친박계를 더욱 몰아세우고 있다. 비박 주자들은 다만 “사실상의 거부”라는 표현엔 애매모호한 입장을 보이며 향후 극적인 타협의 길도 열어놔 귀추가 주목된다.

친박(親朴) vs 비박(非朴)의 갈등이 격화되자, 황 대표는 ▷최고위가 직접 논의하는 방안 ▷최고위 산하에 논의기구를 두는 방안 ▷경선관리위원회 산하에 논의기구를 설치하는 방안 ▷별도기구를 두는 방안 등 4가지 시나리오를 제안하고 비박 주자들과의 공개 회동도 요청했다.

이에 대해 비박3인의 대리인들은 13일 “황 대표 제안에 진정성이 없다”며 보다 진정성 있는 제안과 11일 출범한 경선 관리위의 잠정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정몽준 전 대표 측 안효대 의원과 이재오 의원 측 권택기 전 의원, 김문수 경기지사 측 신지호 전 의원이 전날 저녁 긴급회동을 갖고 내린 결론이다.

신지호 전 의원(김문수 측)은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제안의 진정성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며 “경선관리위를 일방적으로 출범시킨 것에 대한 황 대표의 유감 표명이 있어야 하고, 경선관리위를 잠정 중단해야한다. 이게 돼야 제대로된 논의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다른 비박계 의원도 “제안 1번부터 4번까지 늘어놓는 것부터 애들 장난같다. 처음에는 시치미 뚝떼고 들은척 안하다가 이제와서 듣는척 하면서 얘기하는 것도 그렇다”면서 “진정성 없는 제안을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특히 최고위원회에서 직접 논의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그게 말이 되느냐. (친박 일색인) 최고위 구성을 봐라. 말도 안되는 제안”이라며 불쾌해했다.

다만, 별도 기구 설치에 대해서는 비박3인측 모두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신 전 의원은 “일단 진정성 있는 제안이 필요하고, 내용을 다시 전달한 뒤 논의하는 것이 순서”라며 추후 논의가 진전될 가능성도 열어뒀다.

황 대표가 갑자기 경선룰 논의 기구 구성쪽으로 선회한 것은 ‘집안싸움’으로 인한 소모적인 갈등을 우려해서라는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또 ”제도 도입 여부와 상관 없이 경선 룰 논의 자체를 닫는건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비박계는 물론 친박계 의원들 사이에서도 공감대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당 지도부도 의총을 소집하는 등 갈등 수습책을 고심 중이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1~2일 정도 더 고민해보고, 의총을 열지말지 결정할 것”이라며 다만 의총을 연다해도 “완전국민경선제 도입을 전제하는 것이 아니라 제도의 내용과 장단점을 파악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조민선ㆍ손미정 기자/bonjod@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