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민상식 기자]회사원 A 씨는 지난 18일 아침 지하철을 타고 회사로 출근하고 있었다. 자리에 앉아 졸고 있는데 갑자기 옆에 있던 한 젊은 여성이 A 씨의 뺨을 때렸다. “어딜만져! 너 잘 걸렸다. 경찰서 가자”며 소리를 질렀다. 옆에 있던 또 다른 여자도 “이 남자 아까부터 수상했는데 만지는 걸 봤다”며 맞장구를 쳤다.

이 여성은 갑자기 크게 울기 시작했고, 승객들의 시선은 모두 A 씨에게 쏠렸다. 이때 맞은편에 앉아 있던 한 아주머니가 “여성 둘이 자리에 앉은 지 얼마 안됐다. 아까 둘이 같이 타는 것도 봤다”며 A 씨를 옹호하며 경찰서에 신고했다. 여성 둘은 남의 일에 참견 말라면서 욕설을 퍼부으며 다음 정거장에서 내렸다.

<YONHAP PHOTO-1076> '지하철 범죄 꼼짝마!' (서울=연합뉴스) 유용석 기자 = 567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도시철도공사가 7호선의 모든 전동차 객실 내부에 1천8대의 CCTV를 설치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 18일 서울 장암행 7호선 열차 객실 내 CCTV가 설치돼 있다. 지하철에 설치된 CCTV는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열차 내부에 긴급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에만 모니터링 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 했다. 2012.6.18 yalbr@yna.co.kr/2012-06-18 15:39:11/ <저작권자 ⓒ 1980-2012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지하철 범죄 꼼짝마!' (서울=연합뉴스) 유용석 기자 = 567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도시철도공사가 7호선의 모든 전동차 객실 내부에 1천8대의 CCTV를 설치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 18일 서울 장암행 7호선 열차 객실 내 CCTV가 설치돼 있다. 지하철에 설치된 CCTV는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열차 내부에 긴급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에만 모니터링 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 했다. 2012.6.18 yalbr@yna.co.kr/2012-06-18 15:39:11/ <저작권자 ⓒ 1980-2012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경찰은 A 씨에게 “이런 꽃뱀이 많다. 이들은 성추행당했다며 ‘경찰서로 가자’고 한 뒤 경찰서 근처에서 ‘용서해 주겠다. 정신적인 보상으로 돈을 달라’고 한다”고 말했다.(아이디 ‘sic19**’가 18일 모 인터넷 카페에 ‘실화-남성들 필독’이란 제목으로 올린 내용)

남성들이 지하철 꽃뱀 2인조 여성에게 성추행범으로 몰려, 경찰서로 끌려가거나 돈을 갈취당하고 있다는 그들이 진실과 거짓 사이이라는 공방을 일으키며 인터넷 상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18일 이 글이 작성된 이후 인터넷 카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수천번 리트윗(퍼날르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23일에는 아이디 ‘lms9010**’가 지하철 꽃뱀에게 당했다면서 인터넷 카페에 이와 유사한 글을 올렸다. 이 글에 따르면 B 씨는 23일 아침 10시경 지하철 2호선에서 졸고 있었다. 갑자기 옆에 있던 여성이 뺨을 때렸고 ‘어딜 만지냐’며 소리질렀다. 옆의 다른 여성도 ‘내가 봤다’면서 증인을 해주겠다고 거들었다. 결국 B 씨는 이 여성 두 명과 경찰서로 가야 했다.

이 같은 꽃뱀 루머가 급속히 퍼지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회사원 김모(30) 씨는 “꽃뱀 루머를 본 뒤부터 지하철에 사람들로 붐빌 때 두 손을 올리고 있고, 여성 옆자리에서는 잠을 자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루머가 퍼지면서, 진짜 성추행 피해자들이 꽃뱀으로 오해받을 소지가 커졌다.

20대 여성 C 씨는 몇 달 전 서울지하철 3호선에서 D(20) 씨에게 성추행당해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D 씨는 조사 과정에서 C 씨가 꽃뱀이라고 주장했고, C 씨는 다시 한 번 큰 상처를 입어야 했다.

아직까지 경찰에 지하철 꽃뱀에 대한 사건 접수는 없는 상황이다. 남성들이 성추행 관련 사항을 쉽게 입 밖으로 꺼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하철 수사대 관계자는 “현재 지하철 꽃뱀 루머가 급속히 퍼지고 있어, 사건이 일어난 18일 아침의 신고상황을 확인했다. 그러나 지하철 꽃뱀에 관련된 신고가 없었다. 계속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