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배우가 노래한다.
해마다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한 겨울 극장가 한국영화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있다. 주연 여배우의 노래다. 코미디와 로맨스 영화의 ‘흥행공식’이 됐다. 지난 2006년 12월 개봉한 로맨틱 코미디영화 ‘미녀는 괴로워’에서 주연 김아중이 블론디의 원곡을 리메이크해 부른 ‘마리아’는 이제 이맘때쯤이면 어김없이 라디오와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캐롤송’이나 다름없이 됐다. 2008년 12월 개봉한 ‘과속스캔들’의 주연 박보영이 극중에서 부른 노래도 흥행을 도왔고, 큰 인기를 끌었다. 이 영화에서 박보영은 최용준의 ‘아마도 그건’과 모자이크의 ‘자유시대’를 리메이크했다.
김아중은 꼭 6년전과 같은 시기인 6일 개봉한 ‘나의 PS파트너’에서도 노래실력을 뽐냈다. 이번엔 창작곡이다. 신해철이 작곡한 ‘쇼 미(Show me)’를 불렀다. ‘19금 섹시 로맨틱 코미디’를 표방한 만큼 이 노래는 ‘네 마음을 보여줘’와 ‘네 팬티를 보여줘’의 두 가지 가사 버전이 있다. 지성과 김아중은 극중에는 삽입되지 않았지만 영화 프로모션용의 캐롤송을 따로 음원발매했다. 캐롤송 징글벨을 살짝 바꾼 ‘섹시 징글벨’이로 “레이스팬티, 망사스타킹, 섹시한 다리, 서구적 몸매, 불타는 이 밤, 아주 화끈한 말투, 나의 심장은 뻥뻥 터져터져 버리겠네, 헤이”라는 야릇한 노랫말을 담았다.
박보영도 다시 한번 극중 가창으로 큰 흥행을 일궈냈다. ‘늑대소년’에서 박보영은 창작곡인 ‘나의 왕자님’을 불렀다. 영화 속에서 늑대소년인 송중기를 위해 불러주는 ‘러브송’이다.
지난 11월 29일 개봉한 ‘음치클리닉’에선 극중 절대 음치인 박하선이 ‘꽃밭에서’를 부른다. 처음에는 형편없는 음정과 박자, 목소리로 부르다가 절치부심 연습 끝에 멋들어진 가창으로 선보인다는 내용이다.
오는 19일 개봉을 앞둔 ‘반창꼬’의 한효주는 ‘장외’에서 노래에 도전했다. 극중에서 고수는 소방관, 한효주는 의사로 두 남녀 배우가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없다. 대신 한효주는 6일 한 포털사이트에서 중계된 공연에서 인디 밴드 ‘브로콜리 너마저’와 함께 무대에 섰다.
여배우가 극중에서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영화의 감성을 압축해서 전달할 뿐 아니라 관객들에게 긴 여운과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특히 관객에게 아주 익숙한 ‘올드 팝’을 부를 경우에 더욱 그렇다. ‘광복절특사’에서 송윤아가 불렀던 ‘분홍립스틱’, ‘가문의 영광’에서 김정은이 열창한 ‘난 항상 그대를’, ‘어린 신부’에서 문근영이 선보인 록 버전의 ‘난 사랑을 아직 몰라’는 영화 내용은 잊혀져도 장면만은 관객의 뇌리에 선명하게 새겨진 사례다. 특히 최근엔 크리스마스와 연말 연시를 전후로 따뜻하고 경쾌한 가족, 로맨스, 코미디 장르의 한국영화가 몰리면서 여배우의 노래가 겨울 극장가의 필수 흥행공식으로 자리잡았다.
이형석 기자/suk@heraldm.com
![앤트로픽 IPO는 시작일 뿐…AI 모델 ‘골라주는 시장’ 커진다 [서학개미 주식회사]](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3/rcv.YNA.20260813.PRU20260813276001009_T1.jpg?type=h&h=240)
![“교과서 미래엔 AI가 있다”…‘AI 공장’된 미래엔 세종공장 [그 회사 어때?]](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2/news-p.v1.20260821.9213ff47283443e4aeec745e2b971c31_T1.jpg?type=h&h=240)
![일본서 사라진 인플레 ‘명목 앵커’…물가·엔화에 중요한 이유 [츠토무 와타나베]](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1/news-p.v1.20260816.209013b3297d4c92ab32710d529f3877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