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연속 바둑 최우수 기사상 세계대회 2개 등 올해 5관왕
반상의 집요한 승부사인 ‘쎈돌’ 이세돌(29) 9단의 시대가 활짝 열렸다. 이 9단은 27일 열린 2012바둑대상 시상식에서 MVP격인 최우수 기사상을 수상했다. 2010년부터 3년 연속이자 통산 8회 바둑계 최고의 자리를 지킨 것이다.
이세돌 9단의 3년 연속 MVP는 통산 11회인 이창호에 이어 조훈현과 함께 최다 MVP 수상 2위 기록이다. 이세돌은 올해 세계대회 2관왕과 국내대회 3개 등 모두 5개의 타이틀을 품에 안았다. 이세돌은 이로써 내년 초 열릴 춘란배 2연패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세돌은 올해 59승 1무 25패, 승률 69%로 다소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을 남겼다. 전반기 불안한 출발을 보이며 한국 랭킹 1위 자리를 잠시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이세돌은 큰 대회에서 기적같은 승부를 펼치며 1인자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최대 라이벌인 동갑내기 중국의 구리 9단과 맞붙은 삼성화재배 결승은 최고의 명승부로 꼽힌다. 이세돌은 구리를 상대로 두차례나 반집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1차전에서 반집을 이겼지만, 2차전에서 ‘만방’으로 무너지면서 최종 3차전에서도 고전했다. 하지만 지켜보던 이들 모두 가망이 없다고 고개를 저을 때 이세돌은 ‘신의 한 수’로 반집을 쥐어 짜냈고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 후 구리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구리로서는 당분간 삼성화재배가 머리에서 떠나지 않을 뼈아픈 패배였다. 이 우승이후 “우승에는 한집이면 충분하다”는 말이 유행하다시피했고, 이 결승전이 이번 MVP 수상에 결정적인 작용을 했다는 평가다.
또 국내기전 우승상금 1~3위 대회인 olleh배 오픈챔피언십(1억원), 하이원리조트배 명인전(8000만원), GS칼텍스배(7000만원)를 모두 휩쓸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특히 하이원리조트배 명인전에서는 백홍석 9단에게 먼저 2패를 당했지만 특유의 승부사 기질을 발휘해 내리 3연승을 거두는 대역전극을 펼치기도 했다. 올해 최고의 상승세를 보였던 백홍석이었기 때문에 천하의 이세돌도 위기에 몰렸지만, 무서운 집념과 집요함으로 상대를 끝까지 몰아부치고 물고늘어짐으로써 3연승의 기적을 이끌어낸 것이다.
MVP를 정하는 기자단 투표에선 백홍석에 다소 밀렸지만 인터넷 팬 투표에서 2만187 대 7608로 압도한 것은 그만큼 이세돌의 승리가 단순한 1승 이상의 의미로 기억된다는 것을 방증한다. 특히 크게 앞서고 있어도 적당히 물러서지 않고 끝까지 상대의 약점을 파고드는 이세돌의 기풍이 많은 바둑팬들로부터 인기를 모으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새 서른 살에 접어드는 이세돌은 20대의 ‘쎈돌’의 당찬 기질에 성숙함까지 더했다. 10년은 거뜬 없이 세계 정상을 지키겠다는 이세돌은 세계대회 20승이란 개인적인 목표외에도 출판과 도장 운영, 바둑사이트 개설 등 바둑 보급에도 힘쓰고 있다.
김우영 기자/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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